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후 첫 휴가를 마치고 오늘 업무에 복귀한다. 윤 대통령은 휴가 기간 경청한 사회 각계의 다양한 의견을 반영해 국정 운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윤 대통령 앞에 놓인 국정 현안들을 단박에 해결하기에는 제반 상황이 녹록치 않아 보인다. 대내외적 상황을 비롯해 최근 정부가 추진한 각종 이슈성 정책에서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연달아 노출하며 신뢰 하락을 자초함으로써 국정운영 동력을 많이 상실했기 때문이다. 추동력 확보가 시급한 상황이다. 

 최근 정부의 연이은 정책 혼선은 윤석열 정부의 ‘정책 난맥상’을 그대로 드러낸 것이라 할 수 있다. 정책 추진 과정에서부터 대통령은 물론 장관도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국민에게 큰 혼란을 야기해 국정에 대한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일들이 빈번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취학연령 하향(학제개편안), 국민제안 혼선, 주52시간제 개편 방침, 넨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 접견 무산 등의 논란이 대표적 사례들이다. 최근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초등학교 입학 연령을 만 5세로 낮추는 학제 개편 방안에 대해 발표했다가 교사, 학부모, 교원, 노조 등의 반대에 부딪히자 중단 의사를 내비쳤다.

 학제개편안 논란의 발단은 윤 대통령이었다고 할 수 있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교육부 업무보고에서 "초중고 12학년제를 유지하되 취학연령을 1년 앞당기는 방안을 신속히 강구하라"고 박 부총리에게 지시했다. 이후 취학연령 하향에 대한 학부모, 교육계의 우려와 반발이 거세지자 "대통령께서 말씀하신 것은 사회적 공론화, 숙의 과정이 필요하니 교육부가 공론화를 신속히 추진해달라는 메시지였다"고 대통령실은 해명했다. 박 부총리도 국민들이 반대할 때는 폐기할 수도 있다는 뜻을 밝히면서 교육부의 학제개편안은 사실상 백지화 상태다. 정책발표 불과 나흘 만의 일이다.

 이렇듯 논란이 되풀이 되는 근본 원인에는 사회적 합의를 요하는 민감성 정책들을 공론화의 과정을 생략한 채 즉흥적으로 설익은 정책을 발표하기 때문이다. 정책 추진에 있어 관련 기관을 비롯한 이해당사자들의 사전 숙의 과정을 충분히 거쳐야만 하는 것은 정책 설계의 기본 중의 기본이다. 국민의 신뢰와 국정 동력을 떨어뜨리는 정책 혼선은 더 이상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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