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이르면 2025년부터 초등학교 입학 연령을 만 6세에서 만 5세로 낮추는 학제개편안을 전격 발표하면서 논란이 비등하다. 초등학교 입학 연령 하향과 같이 사회적으로 파장이 큰 교육정책을 제대로 된 준비나 의견 수렴 없이 공식 발표한 데 따른 비판이다. 더욱이 취학 연령을 낮추는 건 윤석열 대통령의 공약이나 국정과제에 포함되지 않은 정책인 만큼 충분한 공론화 및 사회적 합의를 거쳐 국민의 이해를 구하는 과정을 거쳐야 했다.

 교육부는 시행 초기 교원 수급이나 학교 공간 등의 한계를 감안해서 4년간 25% 입학 연도를 당기는 방안도 함께 제시했다. 취학연령을 하향해 맞벌이가구 증가 등으로 유아 돌봄 조기 교육 수요가 점점 늘어나면서 소득 격차에 따른 교육 격차를 줄이고, 중장기적으로 청년들의 사회 진출 시기를 앞당겨 취업·결혼·출산 등이 늦어지는 문제도 해결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반대하는 목소리가 훨씬 커 보인다. 교직단체들도 일제히 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같은 해 아이들도 차이를 보이는데 나이가 다른 애들끼리 섞이면 더 혼란해질까 우려하는 의견이 지배적이고, 오히려 대학시험과 취업이 지금보다 경쟁이 더 치열해지는 게 아닌가 하는 부정적인 의견이 더 많다. 과거에도 조기 입학 정책은 국민들의 공감대 형성에 실패해서 실행된 적이 없는데, 그 역시 여론 수렴이나 충분한 사회적 합의와 조율 과정이 생략됐기 때문이다. 더욱이 만 5세에 입학을 해도 될 만큼 모든 면에서 학교가 준비돼 있고 교사가 아이들을 충분히 돌봐줄 수 있는 상황이 가능할지도 의문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 회원국 중 34개국은 취학 연령이 만 6세 이상이다. 특히 의무교육은 초등학교 입학과 동시에 시작됐지만 최근에는 많은 국가들이 취학 전부터 의무교육을 실시하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교육부는 충분한 의견 수렴 과정을 거치겠다고 한발 물러섰지만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듯하다. 아무리 취지가 좋아도 국민적 합의를 얻지 못하면 그 정책은 성공하기 어렵다. 사회적 파장이 큰 정책인 만큼 국민들이 불안해하는 일이 없도록 충분한 공론화 과정을 거쳐 정책을 내놓아야 한다.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