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직 인천재능대 세무회계과 교수
이상직 인천재능대 세무회계과 교수

어김없이 3월이 오자 중국의 양회(兩會)가 다시 주목을 받는다. 우리나라의 치열한 대선 정국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국내외 정세가 급박하게 흘러가는 가운데 중국 연례 최대 정치 행사인 양회가 3월 4일부터 8일 동안 중국 수도 베이징의 인민대회당에서 개막했다. 양회란 ‘두 가지 회의’를 의미하며, 구체적으로는 중국 헌법상 최고 권력기관이자 입법기구로 우리나라 국회에 해당하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와 중국 최고 국정 자문기구인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를 의미한다. 

매년 이맘때가 되면 베이징은 늘 정치의 장으로 변신한다. 홍콩과 마카오를 포함한 중국 전역의 대표들이 베이징으로 대거 집결하면 세계의 모든 시선은 베이징 인민대회당으로 향한다. 이는 양회를 거쳐 단기적으로는 그해의, 장기적으로는 향후 5년간 또는 그 이상의 중국 모습과 방향을 전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는 2018년 13번째로 구성된 대표(5년 임기)들이 5번째로 갖는 회의라는 뜻에서 제13기 5차 회의에 해당한다. 이들은 일주일 동안 중국의 정치, 경제, 사회, 외교 등과 관련한 지난해 정책 성과를 점검하고, 새 방향을 제시하게 된다. 

중국은 1995년 이후 양회의 시작인 정협을 3월 3일 개최하고, 전인대를 3월 5일 개최해 왔다. 그러나 2020년 코로나19 여파로 정협과 전인대를 각각 5월 21일, 22일로 연기하면서 이 같은 관례가 26년 만에 깨졌다. 또한 양회는 통상 2주 동안 열려 왔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된 2020년부터는 일주일가량으로 단축돼 치러지고 있다. 

이번 양회에서 시진핑(習近平)국가 주석은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3년 연속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 회의장에 등장해 눈길을 끌었고, 참석인원 또한 3천여 명에 달하던 예전에 비해 크게 줄었다. 지난해 2천159명 중 2천106명이 참석했고, 올해는 2천157명 중 1천987명이 참석했다. 전국적으로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참석 인원이 줄었고, 참석하지 못한 일부 위원들은 현재 화상 등 방식으로 직책을 이행하고 있다 한다. 

올해 양회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와 첨예해지는 미·중 갈등 등 국외 문제, 3년째 계속되는 코로나19 사태와 시진핑 주석 3연임 여부를 결정할 당 대회 등 국내 문제까지 겹치면서 매우 복잡한 양상을 띨 것으로 전망되는 속에서 올해 양회의 관전 포인트는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을 듯하다.

첫째, 전인대 개막식에서 공개되는 2022년 성장률 목표치로,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지난해 목표인 ‘6% 이상’보다 다소 낮아진 ‘5.5% 안팎’으로 제시했다.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안정 중심의 성장’을 기조로 한 경제 및 사회 발전 정책을 모색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은 2020년 코로나19 사태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이례적으로 목표치를 공개하지 않았고, 2.3%라는 플러스 성장을 달성했다. 지난해에는 ‘6% 이상’이라는 목표를 제시해 8.1% 성장률을 기록했다. 

둘째, 시 주석의 핵심 경제 구호인 ‘공동부유’의 단계적 실현 방안 등도 제시될 것으로 보인다. 공동부유는 ‘다같이 부유하게 잘 살자’는 뜻으로 성장보다 분배에 무게를 둬 빈부격차를 줄이자는 경제정책이다. 

셋째,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속에서 발표될 중국의 대외 정책 기조이다. 올해는 시 주석의 집권 연장 여부가 결정되는 제20차 당 대회가 가을 열리는 만큼 미국 등 서방과 관계가 파국으로 가지 않도록 관리하면서 러시아·북한·이란 등에 대한 제재에 반대하는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그동안 미국과 유럽 등 서방을 향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면서도 관계가 파국으로 가는 것은 피해 왔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중국의 코로나 방역 정책인 ‘제로 코로나’ 정책의 향방이다. 중국은 현재 코로나 환자가 발생하면 지역 전체를 통제한 채 전수조사를 해서 확진자 등 원인을 박멸하는 강력한 방역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이 정책이 중국 경제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하면서 이를 완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 가을 시 주석의 3연임이 결정될 때까지 이를 유지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상과 같은 관점을 중심으로 새봄 베이징에서 개최되는 양회를 주목하면서 미래 중국의 향방을 상상하는 것은 중국을 공부하는 학자의 즐거움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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