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자신들도 결코 여유롭지 못하면서도 억척같이 봉사를 생활화하고 있는 이들이 있다.
 
그들은 바로 안성시장 상인들로 구성된 `다사랑회'와 `좋은 만남'이라는 여성봉사단체로 이 모임을 이끌고 있는 대표는 임흥순(52·여·자영업)회장.
 
20여 년 전 임 회장은 살길이 막막해 시장 한가운데 좌판을 시작했다. 당시 월세방을 전전하며 버스 운전을 하던 남편의 벌이로는 커가는 아이들을 뒷바라지하기가 만만치 않았다. 다행히 손맛이 좋았는지 손님이 끊이지 않았으며 4년여 만에 좌판을 걷고 조그마한 점포를 마련할 수 있었다.
 
“한 할머니가 계셨어요. 자식을 교통사고로 잃고 보상금을 받은 며느리가 자식들을 절에 버려두고 재가를 했어요. 어렵게 손자들을 찾아 돌보고 계셨지요.”
 
할머니를 돕겠다는 마음보다 식구라는 생각으로 시작한 봉사였다.
 
쌀을 사 보내고, 밑반찬도 만들어 주며 틈나는 대로 집에 들러 청소와 빨래도 해 주었다. 그러나 몇 해 후 임 회장과 할머니의 정성에도 두 손자는 영영 돌아올 수 없는 길을 가고 말았다.
 
“세상을 나보다 더 힘들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이때 알았어요. 넉넉지는 않았지만 어려운 사람들을 도우며 살아가겠다고 부처님께 약속했지요.”
 
이후, 그늘에서 고통 받는 이웃을 찾아 남모를 봉사활동을 계속해 오던 임 회장은 10여 년 전 몇몇 상인과 의기투합해 `다사랑회'라는 봉사단체를 만들었다.
 
이들은 어려운 환경에 있는 주변의 소년소녀가장과 결손가정 아이들을 찾아 돕기 시작했다. 몇 번의 방문이 이어지면서 이들에게 정작 필요한 것이 몇 푼의 돈과 쌀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됐다.
 
“아이들 모두가 엄마의 사랑에 굶주려 있었어요. 그 무엇으로도 대신할 수 없는 것이죠. 자연스레 그들에게 엄마가 돼줘야겠다는 마음이 들더라고요.”
 
“속상한 일도 많았지요. 한 아버지는 아이들이 먹을 쌀을 들고나가 술과 바꿔 먹기도 했답니다.”
 
이젠 성장한 아이들이 찾아와 일을 도와가며 너스레를 떨기도 한단다. 또 그 때의 고마운 마음을 편지에 담아 보내기도 한다.
 
임 회장은 지난 2004년에 뜻을 함께 하는 주부 40여 명과 함께 `좋은만남'이라는 봉사단체도 만들었다.
 
회원 모두 자영업이나 직장인, 가정주부인 여성들로 구성됐으나 봉사정신만은 여느 남자들 못지않다. 회원들은 틈나는 대로 모여 1·2급 장애우 수용시설인 밀알선교원을 찾아 봉사활동을 벌인다.
 
처음에는 방법을 몰라 애만 태우던 마음도, 어설펐던 손길도 이제는 마치 제 일인 냥 알아서들 척척 해낸다. 어줍은 말로 엄마를 외치며 반기는 장애우 아들도 생겼다.
 
이웃들과 더불어 웃을 수 있는 행복한 마음은 죽어서도 가슴속에 남아 있을 것 같다고 말하는 임 회장. 자랑할 게 없어 활동사진 한 장도 남기지 않았다는 임 회장의 참 사랑은 점점 각박해져 가는 세상에 빛과 소금이 되기에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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