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쇄 성폭행범 박병화가 사는 화성시 봉담읍 한 원룸촌 일대 모습.
연쇄 성폭행범 박병화가 사는 화성시 봉담읍 한 원룸촌 일대 모습.

"임차를 꺼리는 사람이 늘어납니다", "빈방도 많은데 방을 얻으려는 사람이 없어요", "혹여나 식당에 나타날까 두렵네요."

일명 ‘수원 발발이’라고 하는 연쇄 성폭행범 박병화가 사는 화성시 봉담읍 원룸촌 일대가 황폐해진다. 1천200여 가구가 몰린 원룸촌 거주자 상당수가 여대생이어서 피해가 더욱 크다.

22일 오전 찾은 이곳 원룸촌 일대는 오가는 사람이 없어 한산하다 못해 삭막했다. 골목 곳곳에 내걸린 ‘박병화는 퇴거하라’, ‘아이들의 안전한 환경을 보장하라’는 문구가 적힌 펼침막이 분위기를 실감케 했다.

당초 이곳 일대는 인근에 대학교와 초·고교가 밀집해 유동인구가 적지 않았다. 원룸촌에서 수원대학교 후문까지 거리는 약 150m다. 약 300m 떨어진 곳에는 수기초등학교가 있고, 홍익디자인고와 홍익대학교 4차 산업혁명캠퍼스도 1㎞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한다. 인근엔 음식점과 상가도 즐비하다.

분위기는 지난달 말 박병화가 이곳에 살기 시작하면서 완전히 바뀌었다. 지역상권 타격도 크다.

임차인 중 가장 많은 대학생, 유독 여대생의 계약 해지가 줄을 잇는다. 원룸을 구하려는 일반 문의도 줄었다.

박병화의 거주지에서 약 150m 떨어진 곳에서 임대업을 하는 80대 현모 씨는 "여자 입주민들이 방을 빼려고 한다"며 "이곳 원룸촌 일대에는 대학교와 초·고등학교가 밀집했는데, 왜 이곳에 왔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다른 원룸업자 70대 윤모 씨도 "입주민들이 무서워서 살지 못하겠다고 수시로 연락한다"며 "현재 빈방도 많고, 방을 얻으려고도 하지 않는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한 부동산 중개인은 "박병화가 살면서부터 임차를 꺼리는 사람이 늘어난다고 들었다"며 "어려운 경제보다 연쇄 성폭행범이 주변에 사는 영향이 더 커 보인다"고 분석했다.

원룸촌 일대 상인들도 피해를 호소하기는 마찬가지다. 식당을 운영하는 한 업주는 "박병화가 음식을 사러 오거나 먹으러 올까 봐 두렵다"며 한숨을 내쉬기도 했다.

이 일대 음식업 자영업자들은 ‘성범죄자 박병화에게 음식을 판매하지 않는다’는 글을 적은 펼침막도 내걸었다.

박병화 퇴출을 요구하는 시민집회도 이어진다. 연쇄 성범죄자 박병화 화성 퇴출 시민비상대책위원회는 23일 오전 박병화가 사는 골목과 대로에서 박병화 퇴출을 요구하는 대규모 집회를 열 예정이다.

한편, 박병화는 2002년 12월부터 2007년 10월까지 수원시 권선구·영통구 빌라에 침입해 20대 여성 10명을 성폭행한 혐의로 구속돼 15년형을 선고받고 복역하다 지난달 31일 만기 출소했다.

김강우 기자 kkw@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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