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과 가까운 벗, 가족과 같이 친밀한 인간관계를 유지하며 우정으로 연을 맺은 사람을 우리는 친구라고 한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불행은 누가 친구가 아닌지를 보여 준다"고 했고, 인디언들은 "내 슬픔을 등에 지고 가는 자"라고 친구를 정의했다. 이와 같이 친구는 기쁘고 즐거울 때만이 아니라 어렵고 힘들 때에도 곁에서 힘이 돼 주는 벗을 말한다. 옛말에 "세 명의 진정한 친구를 만났다면 성공한 인생"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세월이 더해갈수록 우정 어린 친구는 쉽게 만들 수도 없음을 절감한다. 미국의 전설적인 시트콤 ‘프렌즈’는 이름 그대
대중음악 역사상 가장 영향력 있는 최고의 밴드를 꼽으라면 두 번 생각할 필요도 없이 ‘비틀스’를 떠올리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1969년 공식 해체 이후 53년이 지났지만 비틀스의 음악은 여전히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실제로 2018년 월스트리트저널이 선정한 ‘역사상 가장 인기 있는 록밴드’ 순위에서도 당당하게 1위를 차지했다.최고의 밴드라는 명성에 걸맞게 멤버 4인의 음악적 기량도 모두 훌륭하다. 팀에 가장 늦게 합류해 우리가 아는 ‘비틀스’를 완성한 링고 스타는 다른 멤버들에 비해 밴드 내 비중이 크진 않았지만 탄탄한 기본기를
7월 하순을 지나 계절의 시계는 더욱 뜨거운 한여름을 향해 나아간다. 여름용 영화라면 시원한 바다가 펼쳐지거나 속이 뻥 뚫리는 호쾌한 액션 블록버스터가 떠오르기 마련이다. 오늘 소개하는 영화 ‘금발이 너무해’는 온통 핑크색으로 채워진 작품이다. 시각적으로는 여름용 영화에 어울리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유쾌하고 즐겁게 볼 만한 작품임에는 분명하다. 2001년 개봉한 이 영화는 배우 리즈 위더스푼의 사랑스러움과 귀여움으로 가득 찼다.대학 학부에서 패션을 전공한 우등생 엘 우즈는 학내 최고의 퀸카다.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나 무탈하게 성장한
전 세계 75억 인구 중 똑같은 삶을 사는 사람은 없다. 직업군이야 비슷할 수 있겠지만 모두 저마다의 사연과 각자의 고민을 안고 살아간다. 다양한 사람들의 다양한 삶에 정답이란 있을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통된 지향점은 있다. 행복하고 싶다는 것이다. 그 행복으로 다가가는 과정은 또다시 여러 방향으로 나뉘겠지만 우리는 모두 행복을 추구한다. 2008년 개봉한 영화 ‘선샤인 클리닝’도 행복을 찾아가는 가족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러나 언뜻 보기에 이들의 직업은 고개를 갸웃하게 만든다. 그것은 바로 혈흔이 흥건한 범죄현장 정리
‘국민 밉상’, ‘희대의 악녀’와 같은 수식어로 미디어에서 자신을 언급한다고 생각해 보자. 상상만으로도 끔찍하다. 집 앞에는 취재진이 가득하고, 자신과 아주 작은 인연이라도 있었던 사람들 모두를 찾아내어 과거의 잘못 하나하나를 들춰내 보도한다면 어떨까? 어지간한 정신력으로는 버티기 힘들 것이다. 거기에 더해 자신이 저지르지도 않은 잘못으로 마녀사냥을 당하는 거라면 그야말로 환장할 노릇이다. 1994년 폭력적인 사건에 연루돼 빙상연맹에서 영구 제명된 미국의 피겨스케이팅 선수 토냐 하딩이 그런 케이스다. 토냐는 미국 여자 선수 최초로
당대에 크게 인정을 받지 못한 작품들에 ‘시대를 앞선 영화’라는 표현이 붙는다. 2004년 개봉한 영화 ‘시실리 2㎞’도 그런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개봉 당시에도 적지 않은 관객들을 동원해 흥행에 성공하긴 했지만 영화 자체로는 저평가된 측면이 있다. 이 영화의 장르는 한마디로 정의하기가 쉽지 않다. 조폭이 주인공이지만 조폭영화는 아니고, 억울하게 죽은 처녀귀신이 비중 있게 등장하지만 공포영화도 아니다. 영화에서 귀신보다 무섭고 깡패보다 폭력적인 진짜 주인공은 바로 순진한 듯 평범해 보이는 시실리에 사는 마을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사
한여름이 되기도 전에 무더위가 찾아왔다. 전국 대부분이 30℃를 웃도는가 하면, 대구의 한낮 최고기온은 35℃를 넘어섰다. 때이른 폭염은 지구촌 곳곳에서 나타났다. 6월 평균기온이 27℃인 스페인 날씨는 40℃를 넘는가 하면, 이라크의 기온도 평년보다 7℃ 높은 50℃에 육박한다. 더위와 가뭄으로 바짝 말라 버린 지역과는 달리 또 다른 곳에서는 기록적인 폭우로도 몸살을 앓고 있다. 미국의 옐로스톤 국립공원에는 두세 달 치 비가 사흘 동안 쏟아져 인근의 집이 떠내려가고 도로가 끊기는 등 많은 피해가 나타났다. 중국 광둥성에도 홍수와
권선징악이라는 선명한 구조를 바탕으로 시원시원한 액션과 화려한 볼거리로 가득한 오락 영화를 즐겨 보다가도,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영화를 찾게 되는 때가 있다. 지난주 막을 내린 제75회 칸 국제영화제는 후자에 해당하는 예술영화를 응원하고 발굴하는 유서 깊은 영화제다. 칸 영화제는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미처 조망하지 못했던 삶의 다양한 모습을 비추는 작품에 주목하는데, 2018년 ‘국제영화비평가연맹상’을 수상한 이창동 감독의 ‘버닝’은 이 시대 청춘에 대한 논쟁적인 시사점을 던져줬다. 청춘의 초상을 담아낸 영화 ‘버닝’은 비록 아프지
지난 5월 5일, 그야말로 인산인해를 이룬 놀이동산의 사진이 화제가 됐다.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한 사회적 거리 두기가 해제된 후 처음 맞이하는 어린이날이라 그야말로 구름인파가 몰렸다는 소식이 SNS와 뉴스로 전해졌다. ‘CG 아닌가?’ 싶은 의심이 들 정도로 사람들로 가득한 모습에 ‘왔다 갔다 고생했겠다’는 생각도 잠시. 아이들이 즐거워하는 표정 그 하나만으로도 저날의 외출은 성공적이었다는 마음이 들었다. 돌아보면 그렇다. 당시 얼마나 많은 사람들로 붐볐고 피곤했는지는 떠오르지 않는다. 가족과 함께 놀러갔었다는 사실 그 자체가
농담을 진지하게 이해할 때 "왜 다큐로 받아들여?"라는 말을 쓴다. 그만큼 다큐멘터리 장르는 대중에게 재미보다는 진중한 작품이란 인식이 강하다. 허구가 아닌 사실의 기록인 다큐멘터리는 관찰과 기록의 미학을 보여 주기도 하지만 그보다 한발 더 나아가 실재 속에 가려진 진실과 세상을 향한 문제의식을 드러내기도 한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TV 다큐멘터리 연출자로 출발했다. 약자와 소외된 사람들을 통해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사회의 불편한 곳을 정면으로 응시한 감독은 극영화로 전향한 후에도 세상과 사람 사이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다각도로
미국 영화에 있어서 1930~1950년대를 클래식 할리우드 시기라 한다. 영화 속 세계는 대체적으로 권선징악과 해피엔딩으로 종결되는 이상적인 세상을 그렸다.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1939)’, ‘카사블랑카(1943)’, ‘로마의 휴일(1953)’, ‘벤허(1959)’ 등이 클래식 할리우드의 대표작이다. 이런 흐름은 1960년에 접어들면서 달라진다. 당시 주류 관객이던 청년들은 사치스럽고 호화로운 분위기로 점철된 낙관적인 영화를 원하지 않았다. 현실과는 무관한 낭만적인 고전 할리우드는 어느덧 아버지 세대의 영화가 됐다. 이는
‘멜로드라마’ 장르에 대한 대중의 생각은 남녀 간에 이뤄질 수 없는 사랑을 다루는 감상주의적 스토리라는 인식이 강하다. 그러나 눈물샘을 자극하는 진부한 전개로 점철된 낡은 이야기라는 인식에도 불구하고 멜로드라마는 한국 영화 시장의 주류 장르로서 큰 사랑을 받아왔다. ‘영자의 전성 시대’, ‘별들의 고향’, ‘미워도 다시 한 번’은 1960∼70년대를 대표하는 멜로영화의 고전이고, ‘8월의 크리스마스’, ‘접속’, ‘미술관 옆 동물원’ 등은 1990년대 멜로드라마 장르의 황금기를 이끈 작품으로 손꼽힌다. ‘하늘이 허락한 모든 것’,
모든 영화는 프레임에서 시작된다. 틀이나 뼈대를 의미하는 프레임(frame)은 영화 화면을 말한다. 영화의 시각적 요소는 프레임에서 구현되는데, 화면비는 그 자체만으로도 특징적인 이야기를 전달할 수 있다. 4:3의 아카데미 비율에서 출발한 화면비는 시대의 변화 속에 다양한 사이즈를 탄생시켰다. 최근 영화는 과거에 비해 확실히 가로가 넓어진 와이드스크린이 보편적이다. 와이드스크린은 탁 트인 시야로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는 장점이 있다. 반면 4:3 사이즈는 인물을 화면에 꽉 채워 대상에 집중시키는 데 효과적이다. 2013년 개봉한 폴
과거에 만든 영화를 새로운 감각으로 다시 제작하는 리메이크 영화는 오리지널의 명성과 대중성을 흡수할 수 있기 때문에 흥행을 목적으로 추진되곤 한다. 2007년 미국영화연구소(AFI)에서 선정한 100대 영화에서 3위에 랭크된 ‘카사블랑카’는 올해로 개봉 80주년을 맞이한 고전 중의 고전이다. 미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영화로 오랜 시간 회자되는 이 작품은 다시 만들어질 법도 하지만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리메이크되지 않았다. 그 이유는 자명하다. 원작을 넘어설 수 없기 때문이다. 1944년 제16회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 감독상, 각색
서스펜스 스릴러와 동의어로 인식되는 앨프리드 히치콕 감독은 이름 자체가 해당 장르를 대변한다. 영화 역사상 최초의 스타 감독인 그는 상업적인 성공뿐만 아니라 영화의 형식적인 면에 있어서도 자신만의 독창적인 스타일을 탄탄하게 구축한 작가감독으로 평가받는다. 히치콕식 공포는 황량하고 황폐한 공간에서 발생하지 않는다. 사람들로 북적이는 번화가, 내 몸을 누일 안락하고 편안한 방과 같은 일상적인 장소에서 발생한다. 익숙한 공간을 일순간 혼돈과 두려움의 장소로 변화시키는 히치콕의 탁월한 솜씨는 언제 봐도 놀랍다. 히치콕은 이런 성취를 알마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의 출근길 지하철 시위가 지난해 말부터 계속되고 있다. 왜 전장연이 그렇게 할 수밖에 없는지 그 소리를 진정성 있게 들어야 한다는 의견이 오가는 가운데 최근에는 정치권으로도 옮겨붙어 논쟁이 가열되고 있다. 그런 중에 지난 28일 제94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청각장애인을 다룬 영화 ‘코다’가 작품상을 비롯해 3관왕을 수상하며 아카데미의 유리천장을 깼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코다’에서 아버지를 연기한 트로이 코처는 청각장애 배우로는 첫 남우주연상을 수상해 화제가 됐다. 작품 제목인 코다(CODA)는 ‘C
원작 소설의 영화화는 각색을 통해 어떤 부분에 좀 더 포커스를 맞춰 이야기를 진행시킬 것인지를 결정한다. 소설과 달리 영화는 대략 2시간 내외의 러닝타임 안에서 감정과 스토리를 효과적으로 전달해야 하기 때문이다. 원작이 유명할수록 이를 각색한 영화가 호평을 받기란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인 에어’는 무성영화 시절부터 꾸준히 영상화됐다. 2011년 개봉한 ‘제인 에어’는 무려 24번째 버전에 해당한다. 그만큼 원작이 대중에게 호소하는 매력이 높다는 방증일 것이다. 소설 「제인 에어」의 서사는 크게 ‘성장’과 ‘로맨스’로 나
색상은 영화의 미장센을 담당하는 주요 축이다. 영화의 분위기는 특정한 색상과 맞물려 그 깊이를 더한다. 하지만 컬러영화 등장 이전까지 모든 영화는 흑백이었다. 비록 다채로운 색은 존재하지 않았지만 그림자가 강조되는 강렬한 콘트라스트만으로도 흑백영화는 단호하고 강력한 느낌을 전달할 수 있었다. 무채색으로 뒤덮인 고전 영화는 단조로워 보일 수도 있지만, 오히려 시선이 분산되지 않아 영화 속 이야기에 더욱 집중하게 만든다. 인물 표정의 미세한 변화, 작은 호흡 하나하나가 흑백영화에서 살아난다. 1943년작 ‘의혹의 그림자’는 서스펜스의
1930년대 프리츠 랑, 더글러스 서크, 막스 오퓔스, 빌리 와일더로 대표되는 유럽의 감독들은 전운을 피해 미국으로 향한다. 이들 덕분에 1940∼50년대 할리우드는 장르적으로나 스타일적으로 풍요로운 시기를 맞이한다. 오토 프레밍거 또한 유대인 가정에서 태어난 오스트리아 국적의 감독으로 미국으로 망명해 황금기 할리우드를 이끌었다. 할리우드 시스템과의 잦은 충돌로 인해 1950년대부터 독자적인 제작사를 설립해 영화 제작까지 겸한 오토 프레밍거는 사회적으로 논란이 될 만한 소재를 끄집어내 영상화하는 데 탁월했다. 이로 인해 당시에는 자
윌리엄 셰익스피어만큼이나 이 작가의 작품도 세계적인 사랑을 받고 있다. 무려 100개가 넘는 언어로 번역돼 전 세계에서 40억 부가 넘는 판매고를 올린 인물. 오늘 소개하는 영화 ‘나일 강의 죽음’의 원작자 애거사 크리스티다. ‘추리 소설의 여왕’으로 불리는 크리스티 작품의 매력은 추리물이 주는 흥미로움과 함께 사실적인 설정과 우아한 해결 방식에 있다. 사건 발생은 기이한 모험이나 범죄자의 광기에서 비롯되기보다는 일상에 뿌리를 둔 평범한 사람들의 관계 속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 독자를 안락의자에 앉혀 두고 용의선상에 오른 사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