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통지서가 날아왔다. 재산세를 내란다. 며칠 미루다 통지서를 꺼내 들었다. 휴대전화 주거래 은행 앱도 켰다. 몇 번이고 반복했는데도 재산세를 내지 못했다. 금액이 맞지 않다는 문구만 반복됐다. 통지서를 다시 확인하니 이미 납부기간이 지나 가산금이 붙었다. 다시 앱을 켜고 가산금까지 더한 금액을 입력하고서야 마무리했다.가산금을 낸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주정차나 신호 위반 따위 과태료 가산금을 내기도 했다. 웬만하면 주정차 위반을 하지 않으려고 애쓰지만 피하지 못하는 경우도 더러 있다. 가산금을 내게 되는 가장 큰 위험 요소는
조만간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사라질 조짐이다. 정부가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를 설 전후로 잡은 모양이다. 딱 3년의 시간이었지만 마스크에 갇힌 세월이 농을 섞어서 100만 년쯤 되지 않았을까 싶다. 그 정도로 견디기 힘든 세월이었다.어쩌면 긴 시간보다 온갖 제약 속에서 ‘악’소리 한번 못 내고 순응한 지난 세월이 야속하기 때문일 테다. 굳이 짚는다면 방역당국은 2020년 1월 국내에서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뒤 실내 공간에서 마스크 착용을 권고하거나 의무로 지정해 관리했다. 그리고 1년 뒤인 2021년 4월에는 모든
"거번먼트 인게이지먼트가 바로 레귤레이션이다. 2023년 어그레시브하게 뜁시다."(윤석열 대통령)"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커넥티드와 연계해서 인클루시브하게 방향을 터닝하고 있어서 시리어스한 논의도 별로 못했다. 지금까지 어프로치가 마일드한 것 같다."(한덕수 국무총리)"눈 점막을 메운 후 핑크 컬러 마스카라를 위아래 속눈썹에 여러 번 덧발라 풍성한 아이래시 포인트를 줘 동화적 무드를 연출한다."(A잡지)중학교 체육선생님은 번번이 그랬다. 밑도 끝도 없이 "줄 라인 선 밖으로 나가라"고 외쳤다. 학생들이 웃을 때까지 몇 번이고 반복했다
법을 좋아하지만, 정작 법은 잘 알지 못하는 이들이 많다. 습관성 고소·고발자가 주변에 넘쳐난다. 하는 일이 기사를 쓰는 기자다 보니 주변에 유독 이런 사람들이 많음은 어쩌지 못하는 상황이다.지켜보노라면 안타깝게 느껴져 알려 주고 싶기도 하고 참견하고 싶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당해 봐야 정신을 차리려나 싶어 스스로 ‘충격요법’을 처방하기까지 그대로 둬야 한다고도 여긴다.더구나 지난해 온 나라를 비통하게 만든 10·29 참사와 같은 비극을 소재 삼아 돈벌이로 이용하려는 ‘외계인’들 소식을 접할 때면, 스스로 정신차리게 놔 두자는 생각
경기도의회 국민의힘 내홍이 점입가경이다. 지난 6월 지방선거 이후 당내 권력을 놓고 발생한 투쟁이 6개월째 이어지는 형국이다. 다툼 과정에서 대표 불신임안 투표와 1인 시위까지는 내부 싸움이었다. 이제는 가처분 신청과 재판부의 인용, 제소명령 신청과 같은 사법 싸움으로 번졌다. 그간 팽팽한 줄다리기 형식의 다툼이었다면 지금은 판세가 다소 기울었다. 법원이 직무정지 결정을 내리면서 현 곽미숙 대표의 손발이 묶였다.현 대표단은 곽 대표의 직무정지 결정 이후 수석부대표를 맡던 김정영 도의원의 대표 직무대행 체제로 변화를 꾀했다. 그러다
30대 중반까지 경조사 중 가장 많이 쫓아다닌 곳이 결혼식장이다. 당시에는 친구와 선후배들 결혼이 월례행사이기도 했다. 이젠 약간 뜸한 결혼식 행사에 최근 다녀왔다.40대 후반으로 접어든지라 지인 아들·딸내미 결혼식은 이른 시기여서 커 가는 아들내미 덕분에 다녀왔다. 혹, 오해 말라. 기자의 아들은 초등학교 5학년이다. 아비 말은 귓등으로 듣는 아들놈이지만 계시록 예언서 마냥 찰떡같이 따르는 운동부 코치의 결혼식이라 먼 길 마다 않고 다녀왔다.한양 사람 먹는 밥상이라 음식도 나쁘지 않았고, 더구나 주례사 없는 결혼식이라 지루하지도
불과 1년 전만 해도 집 없는 이들은 아파트 청약에 당첨되려고 불법이 아닌 편법까지 동원하면서 눈물겨운 노력(?)을 경주했다. 현재는 더 이상 청약을 하려고 아등바등하지 않는다. 고금리 대출금과 그 여파로 추락하는 아파트 가격에 비싼 분양가까지.상황이 이런데도 최근 들어 아파트 청약을 준비하는 이들이 많이 물어본다. "이 분위기에 청약을 해야 하나", "당첨됐는데 들어가야 하나", "3∼5년 뒤에 분양가보다 떨어지겠나"하고 말이다. 당연히 모른다.수치상으로 보면 올해 마지막 달인 12월에도 경기·인천을 비롯한 수도권 입주물량은 지난
구화지문(口禍之門). 화는 입에서 생기므로 말을 삼가야 한다는 한자성어다. 말조심하라는 얘기다. 공인(公人)일수록 새겨야 한다. 정책을 다루는 고위공무원은 더욱 그렇다. 파장이 크기 때문이다.최근 인천 송도국제도시에서 그런 일이 벌어졌다. 지역 온라인 커뮤니티가 시끌벅적했다. 경제자유구역사업 특별회계(이익잉여금) 사용을 둘러싼 논란이다.김진용 인천경제자유구역청장이 빌미를 줬다. 지난달 14일 열린 인천시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한 발언이 화근이 됐다. 그는 시의원 질의에 약 9천억 원의 이익잉여금 사용 방안을 내놨다. 민선8기 공약사업
수습기자 때 일이다. 지시가 떨어졌다. 당시는 ‘까라면 까’야 하는 시기였다. 선배 기자 지시에 토 달지 못했다. 게다가 수습 신분이었다. 그나마 지시는 단순해 보였다.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에서 진행한 에버랜드 수질검사 결과만 받아 오면 되는 일이었다.오후 2시께 도보건환경연구원에 도착해 담당 연구원을 만났다. 하지만 곧 난관에 부딪혔다. 담당 연구원이 계약의뢰 검사 결과는 주지 못한다며 잘랐다. ‘결과지를 달라’, ‘주지 못한다’는 실랑이가 계속됐다. 사실상 막무가내로 떼를 썼다.뻗치기 시작했다. 연구원 옆에 마냥 앉아 기다렸다.
최근 할리우드 유명 배우인 리처드 기어(72)가 난민 지원활동을 하게 된 사연을 소개하면서 인도적 활동을 가로막는 인간제도를 "부끄럽다"고 말했다고 한다.2019년 8월, 지중해에서 구조된 아프리카 이주민 147명을 태운 구조선이 당국의 입항 불허로 이탈리아 람페두사섬에 입항하지 못한 채 인근 해상에서 3주간 떠돌았다. 보다 못한 기어는 자원봉사자로 나서 난민들에게 음식과 물을 전달하려 했지만 이탈리아 당국이 해당 구조선 접근을 차단했고, 결국 직접 배를 구해 난민들에게 식음료를 전달했다.당시 이탈리아 토스카나에서 휴가를 보내던 기
참으로 고약하기 짝이 없다. 애도 기간도, 애도 방식도, 모두 국가가 정했다. ‘이태원 사고’라고 쓴 펼침막이 걸린, 영정도 위패도 유가족도 없는 분향소에서 국화 한 송이 올리고 허공에 대고 슬퍼해야 했다. 애도를 애도해야 할 판이다.유튜버에 바탕을 둔 매체와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이 ‘10·29 참사’ 희생자 이름을 한 명, 한 명 부르기 전까지는 먼저 떠난 이들의 이름도 나이도 직업도 사연도 알 길이 없었다.하긴 남탓 할 주제가 아니다. 명색이 기자라면서 스스로도 알려고 애쓰지 않았으니 그 무엇으로 죗값을 치르겠는가. 뼈아픈 자
‘10·29 참사’ 이후 평소 친분이 두터운 경찰관 2명을 만났다. 되도록 경찰서와 떨어진 곳에서 보자기에 그러자고 했고, 애도기간이니 저녁에 만나지만 술은 자제하고 커피나 길게 마시자기에 그 또한 그러자고 했다. 참사 직후부터 이들 경찰관은 이미 예상했다. 화살은 자신들에게 가장 많이 날아오리라는 사실을. 경찰이 가장 큰 책임을 지게 되겠지만, 해경처럼 해체는 되지 않으리라 조심스레 앞날을 점쳤다. 이들 경찰관은 저녁을 먹으면서 경찰서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만나자고 한 까닭을 설명했다. 듣고 가슴이 미어졌다. 경찰공무원이라는 사
최근 중국과 타이완 사이, 또 미국이 가세한 미묘한 국제 정세를 보면 중국 본토에서 개혁을 이뤄 내겠다는 꿈을 실현하지 못하고 타이완을 터전으로 삼아야 했던 장제스가 떠오른다.근대 중국에서 지지를 얻었던 국민당을 이끈 혁명가이자 호국 영웅이었지만, 지금 시대에서는 절대 우세 전력을 가지고도 공산당에게 패퇴해 타이완으로 건너간 실패한 지도자의 표본으로 인식된다.장제스를 논하는 이들 중에는 그가 뛰어난 식견과 우월한 능력을 가지고도 실패한 이유로 큰 조직을 이끌기에는 그의 대범치 못한 리더십이 원인이 됐다고 평가한다.가장 높은 자리에
날이 쌀쌀하다. 몸이 움츠러들고 외투 주머니에 손을 집어 넣고 다니는 계절이 돌아왔다. 유난히 올 겨울은 추울 듯하다. 돌아가는 나라 꼬락서니를 보니 더 그렇다.연일 정치 아사리판을 보자니 열불나지만 직업이 기자라 안 보고 지나기가 어려우니 누구에게 하소연하겠나. 거기다 천정부지 치솟는 물가에 경기가 급격히 얼어붙는 상황에서 기업들이 허리띠를 졸라매니 광고로 먹고사는 언론사는 죽을 지경이다.그래도 ‘호호’ 불며 언 손을 녹이면서 겨울을 나야지 않겠나. 겨울이면 유난히 춥게 느낄 우리 주변 어려운 이웃을 도우면서 말이다.날씨가 추워지
"거짓 리액션을 하다가 비호감으로 오랜 시간을 살았다." 지난 4일 방영된 SBS 예능 프로그램 ‘신발 벗고 돌싱포맨’에 출연한 ‘텐션 부자’ 장영란이 한 말이다. 하이텐션 트리오 이국주·김호영과 함께 출연한 그는 ‘내 말에 주목하도록 하는 법’, ‘욱하는 포인트’에 대해 솔직하게 털어놨다. 더구나 장영란은 상대방 말에 "진실한 리액션과 간절한 마음이 중요하다"는 말을 덧붙였다. ‘진정성’의 뜻을 강조한 셈이다. 진정성은 진실성과 비슷한 뜻으로 사용하지만 다르다. 진실성이 옳고 그름의 문제라면 진정성은 자신의 내면과 자신이 밖으로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왔다. 이맘때면 머릿속이 복잡해진다. 과거 일이 영화관 영사기 돌아가듯 뇌리를 스친다. 마음 역시 허(虛)하다. 추적추적 가을비가 내린 뒤 기온이 뚝 떨어진 느낌이다. 계절을 타는 듯싶다.아무튼 이틀 뒤면 10월 15일이다. 인천에선 나름 뜻 있는 날이다. 인천시민의 날이다. 동시에 인천경제자유구역청(IFEZA) 개청일이기도 하다. 시는 제58회 인천시민의 날을 맞아 화합과 애향심 고취, 자긍심을 드높이는 행사를 기획 중이다. IFEZA도 조촐한 기념식을 한다. 초심을 강조할 듯싶다.2003년 10월 15일 개청
고령화와 저출산은 인구위기의 두 개 수레바퀴다. 우리나라는 ‘인구절벽’이라는 용어를 접한 지 벌써 십수 년이 지났다. 출생아보다 사망자가 많은 ‘인구 데드크로스’ 현상도 몇 년 전부터 일어났다.인구문제 심각성은 저출산과 고령화에 있다. 더구나 고령화에 대한 우려는 이미 오래전부터 시작돼 커질 대로 커진 상황이다. 평균수명 증가와 저출산 상황까지 맞물리며 그 속도가 빨라진다는 사실도 안다. 인구 고령화는 지역 소멸에 이어 국가 경쟁력 위기에 미치는 파급력이 크다.경인지방통계청이 조사한 ‘2022 통계로 보는 수도권 고령자’ 자료에 따
잊힐 만하면 또 이산가족 얘기다. 많은 이산가족들이 그렇겠지만 이제 정부의 이산가족 상봉 얘기는 기대도 않는다. 실효성 있는 대안이나 로드맵도 제시하지 않고 정권의 이해타산으로 필요에 따라 툭툭 던지듯 하는 꼴이 영 보기 싫어서다.문재인 정권이나 새로 들어선 윤석열 정권이나 이산가족 입장에서는 다 거기서 거기다. 좀 더 심한 말을 하고 싶지만 여전히 서슬 퍼런 막걸리 보안법(?)으로 잡혀갈까 겁난다.이산가족들에게 가장 많은 희망을 주기도 했지만 또 실망을 준 정권은 문재인 정부다. 촛불혁명으로 국민 절대다수 지지를 받은 문재인 대통
# 자란다비록 성골·진골에는 끼지 못해도 나름 강골 축에는 든다고 늘 뻐기다가 보기 좋게 당했지. 추석을 코앞에 두고 그만 한 방에 약골 신세로 굴러떨어지고 말았어.굳이 피하지도 쫓지도 않았지만 ‘그 녀석’은 추석 전날, 분에 넘치도록 고맙게도 제 발로 기자 집에 찾아왔지 뭐야. 하긴 모를 일이긴 해. 어쩌다 저도 모르게 술김에 시비가 붙어 멱살이라도 맞잡았는지.덕분이라고 고마워해야 할지, 탓이라고 마뜩잖게 여겨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지만, 어쨌든 추석 차례도, 해마다 추석 사흘 뒤에 찾아오는 아버지 제사도 건너뛰는 몹쓸 놈이 됐어
누군가 이런 말을 한다. "5명 이상한테 전화해서 물어보고 뒤를 캐고, 이게 정상인가? 수년간 언론을 담당했지만 그런 기자는 한 번도 보지 못했다. 기사를 쓴 목적이 뭐냐?"정당한 ‘취재 활동’을 ‘뒤를 캔다’ 또는 ‘뒷조사한다’고 표현한 대목은 아쉽지만, 그 양반은 기자가 아니니 무슨 말을 갖다 붙이든 탓할 바가 아니다.하지만 강산도 변한다는 그 세월 동안 ‘그’가 근무하는 기관에는 수없이 많은 기자들이 드나들었을 텐데 ‘뒷조사’ 과정에서, 달리 말해 취재 과정에서 5명 이상의 취재원을 활용해 취재하는 기자가 없었다고? 도대체 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