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직원 결혼식에 참석했다. 요즘은 주례 없는 결혼식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그래서 신랑, 신부는 영상을 통해 하객들에게 자신들의 만남에서부터 결혼 후 살아갈 각오까지 정성스럽게 보여주기도 한다. 가히 영상세대라 할 만큼 다양한 기법으로 개성 있는 영상물을 만들어 사람들에게 보여줌으로써 자신들을 소개하는 큰 효과를 얻기도 한다. 그런데 오늘 신랑 아버지는 축사에서 귀를 쫑긋하게 하는 말을 했다. "사랑하는 우리 아들, 며느리가 서로를 바라볼 때 상대의 장점은 볼록렌즈로 보고 단점은 오목렌즈로 보길 바란다"는 조언이 참 의미
통계청이 공개한 ‘2018년 청소년 통계’에 따르면 청소년 열 명 중 아홉 명이 사회와 정치 문제에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청소년기는 세상에 대한 호기심이 왕성한 데다 정의감에 불타는 순수함이 특징이다. 또한 대한민국 헌법에서도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라고 명시돼 있다. 청소년은 학생 이전에 이 땅의 국민이자 시민으로서의 권리와 책임이 있다. 근래 일본의 정치보복으로 한일 간에 경제전쟁을 치르고 있는 가운데 청소년들이 보여준 행동에 든든
우리 사회는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인구구조 변화에 직면하고 있다. 사회 적응력을 높이는 방안으로 인력양성 패러다임도 초·중·고 등 학령기 중심에서 평생교육으로 재편될 것이라 한다. 헌법 이념과 국가 책무로 규정돼 있던 평생교육이 법제화로 양·질적으로 빠르게 변화를 거듭해 왔지만 제정된 지 20년이 지나, 평생교육 정책을 둘러싼 사회 환경이 크게 변화하고 평생학습 정책 패러다임이 ‘공동체 삶’을 지향하고 있음에도 현장의 평생교육은 그 기능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 그동안 평생교육은 관이 주도하는 공적 평생교육 시스템 구축
우리 청소년들에게 ‘왜 사느냐?’ 또는 ‘인생의 목표가 무엇이냐?’를 묻는다면 대부분은 ‘성공하기 위해서’ 또는 ‘돈을 많이 벌어 행복하기 위해서’라고 말할 것이다. 그만큼 세상은 물질적 풍요로움을 갖추고 높은 직위에 오른 사람만을 인정하기 때문에 어려서부터 출세에 초점을 맞추는 것은 당연지사이다. 그래서 진리탐구의 전당이라 불리는 학교에서조차 오직 출세와 성공을 위한 치열한 경쟁이 펼쳐진다. 그러므로 청소년들의 인생 목표나 가치관은 남보다 많은 것을 소유하거나 더 높은 지위에 올라 성공자로 인정받는 것으로 설정된다. 이런 삶은 우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 날로 심화되는 갈등과 반목은 어디서 연유하는 것일까? 복합적인 요인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본다. 우리의 모든 생각의 기준이 선과 악, 진보와 보수, 옳음과 틀림, 부와 빈곤, 승자와 패자 등등 이분법적인 사고에 의해서 구분지어진다. 건전한 중도 입장은 아예 고려 대상이 아닌 사이비로 간주된다. 여기엔 자신만의 아집과 과도한 확증편향이 작동하기 때문이다. 분명한 사실은 우리의 현재 모습은 결코 건강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예컨대 주말이면 서울 도심가를 양분하는 민심을 보라. 올해 우리는 새로운 언어를 창조했다.
우리는 ‘지나침은 부족함만 못하다(過猶不及)’는 말을 즐겨 사용한다. 이는 정치, 경제, 사회, 교육 등 많은 분야에 걸쳐서 의미 있는 메시지를 전한다. 과거 우리네 삶이 너무 빈한해서 물리적, 정신적 공간을 구분하지 않고 비어 있는 것은 무엇이든 채우려는 욕망이 가득했다. 그 결과 우리는 5천 년의 가난을 극복하고 지금처럼 물질적 풍요를 누리는 시대가 없었다. 정치적인 민주화 역시 마찬가지다. 기나긴 독재와의 투쟁에서 민주화를 최단기간 내에 이뤄낸 민족의 위대함은 세계사에서 유례없는 쾌거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전통적인 교육에의 열
학교 현장은 하루하루가 갈등의 용광로이다. 학교 교육이 붕괴될 만큼 온갖 요소를 망라한다. 질투와 증오(민원), 잠자기와 불복종(교실 붕괴), 아픔과 상처(스쿨미투), 소란과 폭력(학교폭력), 탐색과 비밀(극한 경쟁) 등 인간이기 때문에 발생하는 크고 작은 양상이 작은 어른들로부터 파생하고 있다. 왜 작은 어른인가? 단지 형식적으로 미성년자라는 굴레를 벗어나지 못했지만 살아가는 모습 그 자체는 어른과 다를 바가 없기 때문이다. 반장 선거나 회장 선거를 보면 기성세대의 모든 수단이 등장한다. 단지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누가 이
얼마 전에 전국적으로 교육청마다 해당 지역의 자사고를 재평가하면서 양측은 생사를 걸 듯 결의가 남달랐다. 이 나라의 황폐화된 공교육을 살리고 교육평등화를 실현하려는 진보 교육감들과 수월성 교육으로 학생의 선택권을 존중해야 한다는 자사고의 입장은 서로 물러설 수 없는 한판 승부처럼 보였다. 자사고는 정부의 지원을 받지 않는다는 점을 내세우면서 자신들이 이 나라 사학으로서의 역할과 비중, 그리고 교육의 다양성과 수월성 교육에 공헌한 입장을 부각시켰다. 자사고는 5년마다 재평가를 받게 되면서 이런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이때마다 도대체
살면서 마주하던 주민이 이사 가는 이삿짐을 보면 왠지 서글퍼지며, 왜 이사를 갈까 하고 가끔은 궁금해 진다. 그래도 낯익은 주민에게 물어보면 아이들 교육 때문이라고 말하는 경우가 많고, 또는 어쩔 수 없이 분양 받은 집을 팔 수 없어서 간다고 하는 경우도 간혹 있지만 어릴 때처럼 직장을 따라 멀리 이사 가는 이삿짐은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다.필자가 사는 곳이 한때는 인천지역에서 새로이 뜨는 신도시로 다른 주변지역보다 학교도 제대로 갖춰져서 유치원과 초·중·고별 학교가 있고 또한 교통 여건도 그리 나쁘지 않았으나, 점차 이런저런 이유
대한민국은 가히 IT공화국이다. 가정마다 개인 PC 보급은 말할 것도 없고 거리 곳곳에 흥행하는 PC방, 국민 대부분이 소지하는 스마트폰은 타 국가들과 상대적으로 비교하기에 무색할 정도이다. 심지어는 초등학교 아이들조차 어디서든지 마치 자신의 신체 일부인 양 스마트폰을 애지중지한다. 어쩌다 소지하지 못했을 경우엔 죽기라도 할 듯이 안절부절 못한다. 그래서 혹자는 스마트폰을 오장칠부(五臟七腑) 중의 하나라고 서슴없이 주장하기도 한다. 그만큼 스마트폰은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우리 생활의 필수품이 돼 뉴스를 보고, 음악을 듣고, 정보를 검
초월초등학교에 부임하던 날 매우 놀랐던 기억이 있다. 학교 주변 차량들의 끊임없는 행렬, 상가로 진입하는 차량들이 꽤 많았던 것이다. 더욱 놀라웠던 것은 일부 구간은 보행로가 설치돼 있지 않아 위험하게 차도로 비켜 걷는 아이들이었다. 그 모습을 보며 덜컥 걱정이 앞섰다. 아침마다 교통경찰관을 비롯한 녹색어머니, 안전지킴이 등 안전활동을 하고 있지만 늘 신경 쓰게 된다. 때문에 학교장으로서 어린이들의 교통안전을 최우선 해결 과제로 관심을 갖고 추진하고 있다. 도로교통공단 교통사고 분석시스템(TASS)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1만9건의
얼마 전 옛 제자가 새로운 근무지로 필자를 찾아왔다. 어렴풋이 기억에 남은 제자로부터 전혀 기대하지 않은 뜻밖의 만남이라 너무도 놀랐다. 그 인연은 필자가 교직에 들어 선 후 2번째로 근무하던 1990년 초 무렵이니 거의 30년 만이다. 앳된 얼굴의 청소년 모습이 아직도 남아 있어 기억의 문을 열고 들어가니 새록새록 많은 사실이 떠올랐다. 대화 중에 그동안 세계적인 다국적기업에서 IT분야 전문가로 살아온 모습이 역력히 느껴졌다. 이제는 이사 직위에 올라 연륜이 묻어나는 언행이 자연스럽게 마음속에서 잔잔한 울림을 줬다. 어떻게 아직도
우리나라 부모들의 교육열은 세계에서도 알아 줄 정도이고, 교육열이 높았던 그때에 제대로 된 일자리가 없고 먹고살기 힘들어도 출산율은 높아서 당장 끼니가 어려워도 자녀 교육이 모든 것의 우선순위가 돼 지금의 먹고 살 만한 나라를 이뤘다. 하지만 요즘은 교육계 위에 완장을 찬 진보계열 정치인들이 주장하는 획일적인 기계적 평등으로 학교 현장은 멍들고 있다. 부모의 재산이나 사회적 영향력과 무관하게 모든 아이들에게 똑같은 기회를 주기 위해 개인별 학습 능력 차이는 무시하고 진보 교육 시스템에 따라 누구나 전국의 모든 학교가 교육 여건이 같
인류 역사와 함께 도시의 발달은 눈부시다. 특히나 한국전쟁 후에 산업화와 민주화를 겪은 대한민국의 경우 세계 유례가 없을 정도로 도시화의 성과를 거뒀다. 그런데 최근엔 그 도시 발달의 여파로 어느 곳이나 원도심 지역이 상대적으로 낙후돼 간다. 문제는 그 후유증이 원도심 지역에 위치한 학교에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서서히 기우는 가세(家勢)처럼 소리 없이 찾아 온 학교의 노후화와 공동화 현상은 이제 강 건너 불구경하듯이 지나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본교는 인천의 대표적인 원도심 학교다. 원래 인천지역은 서울에 인접해 인
일상생활 중심으로 디지털 기기 이용이 보편화되고 있다. 더 이상 은행을 직접 방문하거나 원하는 물건을 사려고 일일이 매장을 방문해 발품을 팔지 않는다. 명절 기차표 예매를 위해 역에서 긴 줄을 서는 대신 앱을 통해 티켓을 발권하고 모바일 뱅킹으로 송금하면 된다. 여기에 더해 최근 많은 식당에서 주문을 키오스크(무인 주문 시스템)로 받고, 현금을 전혀 받지 않는 카페까지 생기면서 무인기기에서 카드나 스마트폰으로 결제하지 않으면 커피 한 잔을 마시기가 어렵게 됐다. 급변하는 디지털 기술은 우리 일상을 편리하게 바꿔 놓았지만 급속히 변화
인간이 사는 세상에서 누구나 절대 피할 수 없는 것이 있다. 다 아는 바와 같이 그것은 죽음과 세금이다. 그런데 과연 이것으로 끝일까? 필자가 볼 때 또 하나가 있다. 이것을 피하는 유일한 방법은 이 지구상의 모든 인간에게서 자신을 격리시키는 것이다. 이게 가능한 일인가? 절대 그렇지 않다. 이제 짐작이 갈 것이다. 바로 사람과 사람 간의 갈등이다. 영화 ‘캐스트어웨이(Castaway)’에서 혼자서 배구공과 말다툼하는 톰 행크스를 봤다면 고립된 상태에서조차 사람은 갈등 관계를 피할 수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오늘날 학교에서...
국적은 바꿀 수 있어도 학적은 바꿀 수 없다. 그래서 학교는 영원한 모교이며 학우는 영원한 동문이다. 누구나 모교에 대한 기억은 남다르다. 그런데 그것이 사람에 따라 잠시 거쳐 간 인생의 간이역으로 남기도 하고, 반면에 인생에서 위대한 도전을 향한 꿈을 키워 준 고마운 곳이기도 하다. 이 차이는 무엇 때문일까? 모교에 대한 긍정적인 추억이 많은 사람들은 학창시절 주인정신으로 무장한 당사자임이 틀림없다. 그래서 학생에게는 모교에 대한 주인의식과 또 학창시절 자신의 운명을 개척해 보려는 도전정신이 필요한 이유이다. 여기엔 본인과 ...
촛불 정부가 들어섰을 때 국민들 다수는 적폐청산이 어느 정도 필요하다고 인정했다. 그리고 지지를 해왔다. 그러나 현 정부의 5년 임기 말까지 적폐청산이 지속될 것 같다는 점에서는 피로감과 함께 부담을 느낀다. 그리고 어떤 정책에서는 지지를 거두고 싶어 한다. 대표적으로 대학까지 감시하고 통제하겠다는 교육부의 방침에는 국민들의 생각은 단호하다. 오히려 교육부를 폐지하는 편이 좋은 교육을 위해 현명한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은 현 정부가 추진하는 교육정책이 자유 민주국가의 입장에서 본다면 쉽게 찬동하기 어려운 방향으로 가고 있기...
요즘 ‘꼰대’라는 말이 유행하고 있다. 중년의 남자가 젊은 직원들과 대화에서 말 모양이 그려진 커피 잔을 들고 ‘라떼(나때)는 말이야~’로 시작하는 모 기업의 광고 ‘꼰대’담론은 변화하는 사회에 유연하게 대처하지 못하는 기성세대에 대한 현주소를 보여주고 있다. 저출산이 지속되면서 고령사회를 넘어 2025년에는 ‘초고령 사회(65세 인구가 20% 이상)’로 도달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급격한 인구 구조 변화와 더불어 급속한 IT 혁신으로 인한 고용 수요 변화는 사람들의 가치와 직업 변화를 촉진하며, 전 생애에 걸친 개인의 지속적인...
우리말에 ‘품 안의 자식’이라는 말이 있다. 일반적으로 아무리 귀여운 자식도 품 안에 있을 때 자식이지 머리가 크고 나면 자기 할 일을 먼저 챙기니 그것이 섭섭한 부모의 심정을 나타낸 말일 것이다. 현실적으론 소위 같은 지붕 아래에서 살지라도 서로를 정확하게 알 만큼 삶을 공유하는 시간은 그리 많지 않다. 사실은 남과 같은 삶을 살고 있다. 어려서부터 우리는 매일 이별하는 삶을 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말은 오늘날 더욱 의미가 있다. 이런 사실은 마치 ‘늑대다’라고 매번 외치는 목동에게 처음에는 가족적인 신뢰를 갖고 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