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부장판사 황병헌)는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 등이 ‘문화계 블랙리스트’를 작성 및 실행하도록 지시한 혐의에 대해 유죄로 판단했다. 김 전 실장에게는 징역 3년을 선고했고(구형은 징역 7년이었다), 조윤선 전 장관에게는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및 강요 혐의를 무죄로 판단하고 국회 위증 혐의만 유죄로 판단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구형은 징역 6년이었다). 이에 대해 ‘너무 관대한 판결’이라고 비판 여론이 거세다. 우선 주무부처 수장의 자리에 있으면서 블랙리스트 작성 및 실행...
최근 우리나라에서 ‘4차 산업혁명’이라는 말이 널리 회자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은 2016년 1월 스위스 다보스에서 개최된 세계경제포럼(WEF)에서 슈밥 회장이 처음 언급한 말로서, 물질세계·디지털 기술·생명공학 등 분야 간 융합기술을 기반으로 산업의 디지털 전환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것을 의미한다. 과거 인류는 3차에 걸친 산업혁명을 경험했다. 1차 산업혁명은 18세기의 증기기관 기반의 기계화혁명을 특징으로 하며 수공업시대를 기계화시대로 변화시켰다. 2차 산업혁명은 19~20세기 초의 전기에너지 기반의 대량생산...
우리 사회에 ‘폭행’이 너무 넓게 그리고 깊게 만연돼 있다. 그 유형도 다양하다. 군대 내에서 선임자가 후임자를 폭행하는 ‘군대 내 폭행’, 남편이 아내를 폭행하거나 부모가 자녀를 폭행하는 ‘가정 내 폭행’, 교사가 학생을 폭행하거나 학생이 학생을 폭행하는 ‘학교 내 폭행’, 직장 상사가 동료 또는 부하 직원을 폭행하는 ‘직장 내 폭행’ 등등이 그 예이다. 또 경찰서에서 수사관이 피의자를 폭행한 사례, 유아원에서 보모가 어린아이를 잔혹하게 폭행한 사례, 요양원에서 간병인이 노인환자를 학대하고 폭행한 사례, 스포츠 선수단에서 운...
최근 ‘사회적 경제’가 주요 화두로 등장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고양시 킨텍스 제1전시장에서 진행된 제5회 협동조합의날 기념식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축하 영상 인사말에서 "경제 양극화와 불평등 극복 방안으로 사회적 경제를 주목하고 있다"며 "일상에서 만나는 사회적 경제를 만들기 위해 공공기관의 사회적 경제 제품 구매 확대와 접근성 강화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 28일 서울 영등포구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사회적기업의날 10주년 기념식에서 이낙연 국무총리는 "정부는 양극화를 줄여나갈 대안으로 사회적 경제를 주목하고...
고전경제학의 창시자인 아담 스미드(Adam Smith; 1723~1790)는 인간의 이기심에 따른 경제행위는 ‘보이지 않는 손(invisible hand)’에 의해 종국적으로 사회의 이익을 증진하게 된다고 보았다. 그런데, 자본주의 경제가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루도록 하기 위해서는 공정한 자유경쟁을 담보하기 위한 국가의 개입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 마련한 법이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이다. 이 법은 ‘사업자의 시장지배적 지위의 남용과 과도한 경제력의 집중을 방지하고, 부당한 공동행위 및 불공정 거래행위를 규제해 공정하...
6월은 호국보훈의 달이다. 지난 6일 제62회 현충일을 맞은 국가유공자와 그 유족들은 과거와 다른 감회를 느꼈으리라. 추념식을 지켜본 국민들도 그 어느 때보다 깊은 숙연함을 느꼈다. 왜냐하면 추념식에 임하는 문재인 대통령의 태도에서 ‘진정성’을 읽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돌이켜보면, 언제부터인가 현충일은 많은 국민들에게 단순히 여러 개 국경일 중 하나 내지 그저 하루 쉬는 날처럼 인식돼 왔다. 그러나 금년에는 달랐다. 통상 현충일 추념식에서 4부 요인들이 자리했던 대통령 곁에는 국가유공자들이 앉았다. 지난해 지뢰 사고로 우측 ...
사람은 생존하는 동안 많은 시간 ‘일’을 하며 지낸다. 사람이 일을 하는 이유는 단지 생계에 필요한 재원을 획득하고자 함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사람은 일을 통해 다른 사람과 교류하고 사회에 기여하며 자신의 인격을 실현한다. 말하자면, 일은 사람을 힘들고 지치게 하지만 동시에 사람은 일을 통해 만족과 희열을 얻으며 행복을 구하게 된다. 그러므로 일은 사람에게 ‘숙명’과 같아서 인간의 생존과 떼어 놓을 수 없는 긴밀한 관계에 있는 것이다. 우리 헌법이 ‘근로’를 국민의 ‘권리’이자 ‘의무’로 규정(제32조 제1항·제2항)한 배경...
지난 5월 10일 제19대 대통령으로 문재인 당선인이 취임했다. 문 대통령은 취임식에서 헌법 제69조에 따라 ‘헌법을 준수하고 국가를 보위하며 조국의 평화적 통일과 국민의 자유와 복리의 증진 및 민족문화의 창달에 노력하여 대통령으로서의 직책을 성실히 수행할 것’을 국민 앞에 엄숙히 선서했다. 부디 재임기간 내내 헌법 정신에 따라 ‘우리들과 우리들의 자손의 안전과 자유와 행복을 영원히 확보’하는 데 진력해 주기 바란다. 그가 37주년을 맞은 5·18 민주화운동의 숭고한 정신과 지난해 광장을 달군 촛불민심을 받들어 역사에 길이 남...
한동안 ‘적폐 청산’이 주요 화두였었는데 정작 선거운동 과정에서는 이 말이 거의 들리지 않는다. ‘통합’을 강조하는 것이 선거 전략상 유리하다고 판단한 모양이다. 그러나 누가 대통령에 당선되든 ‘적폐 청산’은 시급히 그리고 철저히 실현해야만 할 시대적 과업이다. ‘적폐(積幣)’란 ‘오랫동안 쌓여온 폐단(弊端)’을 말한다.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적폐 중에 대표적이며 고질적인 적폐는 ‘검찰권의 오용·남용’이다. 적폐를 없애야 할 검찰이 적폐의 온상으로, 악을 척결해야 할 검찰이 악의 진원지로 지목받아 왔다. 최근에는 우병우 전 ...
최근 한반도의 주변 정세가 심상치 않다. 시리아에 대한 응징으로 고무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가 북한에 대해서도 군사적 응징을 포함한 초강경 대응을 펼칠 태세다. 미국은 ‘바다의 요새’로 불리는 핵 추진 항공모함 칼빈슨호 등 항공모함 전단을 한반도 인근 해역에 배치할 예정이다. 사태의 긴박함은 외국에서 더욱 심각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일본 산케이신문 10일자 보도에 의하면, 자민당 내 대표적 차기 총리 주자인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전 간사장이 "서울이 불바다가 될지도 모른다. 몇만 명의 (일본)동포를 어떻게 구하느냐가 문...
유엔 자문기구인 유엔 지속발전해법네트워크(SDSN)는 2012년부터 매년 세계 각국의 고용, 소득 격차, 기대수명, 국내총생산(GDP), 정부와 기업의 투명성, 사회적 지원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행복도를 산출하고 있다. SDSN이 지난 20일(현지시간) 세계 155개국의 행복도를 조사한 ‘세계 행복보고서 2017’을 발표했는데, 우리나라는 56위에 그쳤다고 한다(1위는 노르웨이). 미국 중앙정보국(CIA) 월드팩트북(The World Factbook)에 따르면 지난해 추정치 기준으로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1.25명으로 세계 2...
언론매체들은 헌재의 탄핵 결정에 대해 ‘주권자인 국민의 승리’, ‘이상적인 명예혁명’, ‘법치주의와 국민주권주의의 확인’, ‘헌법 수호의지의 천명’, ‘인치시대 법치시대로의 전환’, ‘부끄러운 과거와의 결별’, ‘박정희 시대의 종언’ 등등의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외국 언론에서도 ‘한국의 젊은 민주주의가 진화했다’, ‘시민들이 직접 참여해 이뤄낸 민주적 성과가 대단하다’, ‘한국의 민주주의가 부럽다’는 등의 호의적 평가를 내놓고 있다. 하지만, 대통령이 재임 중 파면당한 사건은 국가적으로 불행한 일이고 부끄러운 일이다. 따라서...
인간 심성의 바탕이 선한지 악한지에 대해 맹자(孟子)로 대표되는 ‘성선설(性善說)’과 순자(荀子)로 대표되는 ‘성악설(性惡說)’의 대립이 있다. 인간사회에서 벌어지는 천태만상의 선악 행태들을 보면 어떤 때는 성선설이 맞는 것 같기도 하고 어떤 때는 성악설이 맞는 것 같기도 하다. 인간의 심성을 한 가지 측면으로 규정하기에는 너무 복잡하고 난해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차기 유력한 대권 주자로 떠오른 안희정 충남지사가 "이명박·박근혜 대통령도 선한 의지로 없는 사람과 국민 위해 좋은 정치하려고 했는데 뜻대로 안 됐던 것...
헌재의 탄핵심판과 특검의 수사를 지켜보며 국민들의 법률 지식과 이해가 한층 높아졌다. 그런데, 같은 사안을 두고 법률전문가들의 견해가 왜 그렇게 극명하게 엇갈리는지에 대해서는 이유를 알 수 없어 혼란을 느낀다. 예컨대 특검은 청와대 압수·수색이 ‘합법’이라 하는데 대통령 측 변호인들은 ‘위법’이라고 주장하니 어리둥절해진다. 또한, 대통령 측 변호인들이 (증인·재판관들로부터 면박을 받으면서까지) 비논리적 주장들을 시간 끌기 식으로 늘어놓는 것을 보면서 법조인의 기대 이하의 유치한 수준에 놀란다. ‘이현령비현령(耳懸鈴鼻懸鈴)’이란...
중국 동북부지역에 있는 고구려 유적지, 항일유적지, 한국전쟁 유적지, 백두산 등을 둘러본 한국인들은 우리 역사에 대해 자못 숙연한 느낌을 갖게 된다. 특히 조상의 피로 얼룩진 항일유적지를 둘러 볼 때면 가슴이 크게 아려옴을 느끼게 된다. 필자가 수년 전 하얼빈역, 가곡 ‘선구자’에 나오는 일송정·해란강, 대성중학교, 시인 윤동주 생가 등을 방문했을 때도 심장이 크게 박동치는 느낌을 받았었다. 같은 역사를 지녔다는 것처럼 뜨거운 연대감이 또 있을까. ‘역사교과서 국정화 추진’은 박근혜 정부 불통정책의 상징이다. 역사학계는 물론 ...
지난 주말에 강원도 원주에서 대학교육협의회가 주관한 1박 2일의 코칭연수(강사 : 국민대 이의용 교수)를 받았다. 전국에서 온 다양한 전공과목의 교수들이 효과적인 강의를 하기 위한 지식을 습득하고 경험과 정보를 교류하는 유익한 자리였다. 휴식시간 등 사적인 자리에서는 김기춘·우병우 등 최고 엘리트 출신들이 나라를 망친 데 대해 분개하는 얘기들이 많았다. 공학·인문학·간호학 등 다양한 전공과목의 교수들이 저마다 자신들이 배출한 우수한 제자들이 유익한 사회활동을 하는 것을 자랑하면서 보람과 긍지를 갖는다고 말했다. 곁에서 이런 말...
신년이 되자 많은 언론매체들이 정치·경제 등의 현안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도하고 있는데, 그 중 헌법 개정에 대한 찬반 지지율이 눈길을 끈다. 한 보도에 따르면, 개헌 찬성의견이 76%이고(반대의견은 7.9%), 이 중 개헌을 대선 이전에 해야 한다는 의견이 40.4%라고 한다(대선 이후에 해야 한다는 의견은 35.6%인데, 연령대가 높을수록 대선 이전에 해야 한다는 의견이 높다고 한다). 그런데, 이런 식의 언론보도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어떤 방향, 어떤 내용으로 개헌할 것인지를 전혀 제시하지 않은 채’ 무작정 "...
지난 15일 조한규 전 세계일보 사장은 국정조사특위 4차 청문회에서 박근혜 정권이 양승태 대법원장과 판사들을 사찰했다는 의혹을 폭로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정의당 등 야3당은 이러한 의혹이 사실이라면 이는 ‘3권분립을 유린한 폭거’이며 ‘중대한 반헌법적 행위’라고 비판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16일 오전 기자들에게 "어제 조한규 전 세계일보 사장이 주장한 청와대의 사찰 의혹은 사실무근"이라며 "청와대는 어느 누구에 대해서도 사찰한 적이 없고 있어서도 안 된다"고 부인했다. 그런데 한 청와대 관계자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
최근 국민들의 헌법에 대한 관심과 지식 수준이 놀랍도록 높아졌다. 초등학교 학생들조차 헌법 제1조의 내용(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을 줄줄 외울 정도이다. 방송인 김제동 씨는 광화문 집회에서 대통령이 헌법을 위반했다고 조목조목 따지며 헌법 제1조부터 제30조까지 줄줄 외워 박수갈채를 받기도 했다. 지난 2일 야3당의 주도로 발의된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에는 헌법위반 사실이 구체적으로 담겨 있다. 즉, 국가의 권력과 정책을 최순실 등의 ‘사익추구의 도구’로 전...
검찰이 지난 20일 박근혜 대통령을 ‘미르·K스포츠재단 불법 설립·모금’, ‘청와대 문건 유출’ 등을 공모한 피의자로 입건했다. 헌정 사상 처음으로 현직 대통령이 재직 시절 범죄 혐의와 관련해 형사 입건된 것이다. 청와대는 "수사팀 발표내용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객관적인 증거를 무시한 채 상상과 추측을 거듭해서 지은 사상누각일 뿐"이라고 강력히 반발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변호를 맡은 유영하 변호사도 "검찰의 직접조사에는 일절 응하지 않고 중립적인 특검의 수사에 대비하겠다"고 말했다. 정부의 최고 수장인 대통령이 정부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