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시공이 우려되는 용인지역에 신축 중인 A아파트. 물이 잘박잘박한 거실 바닥과 크랙을 따라 물이 배어 나온 천장(왼쪽), 주방과 팬트리 등에서는 곰팡이가 확인됐다.
부실시공이 우려되는 용인지역에 신축 중인 A아파트. 물이 잘박잘박한 거실 바닥과 크랙을 따라 물이 배어 나온 천장(왼쪽), 주방과 팬트리 등에서는 곰팡이가 확인됐다.

용인지역에 신축 중인 A아파트의 부실시공이 우려된다. 누수, 골조 뒤틀림, 내장 마감에 따른 실내 면적 축소 등 복합적이다.

지난 9일 현장을 찾았다. 해당 아파트는 오는 11월 말 준공을 목표로 지난해 11월 착공했다. 4개 동으로 지하 2층에서 최대 지상 24층 규모다. 225가구를 공급한다. 전용면적은 73~79㎡다.

현재 약 20층까지 골조공사가 완료됐고, 저층은 단열재 등 내부 마감 작업이 진행 중이다.

2020년 분양 당시 평균 3.6대 1의 경쟁률을 보였는데, 부동산 비규제 지역에 6개월 뒤 전매가 가능하다는 점 등이 호재로 작용했다.

현장에 들어서자 침수피해지역을 방불케 했다. 부지 곳곳에 물이 고여 웅덩이가 패였고, 단지 내 도로도 신발이 푹푹 빠질 정도로 물에 잠겼다. 최근 중부지방에 집중호우가 내리긴 했으나 정도가 지나쳐 보였다. 현장을 찾은 날도 비가 부슬부슬 내렸다.

현장 관계자의 안내에 따라 엘리베이터를 타고 중간층인 13층으로 올라간 뒤 1층까지 내부를 살피며 내려갔다.

13층에 내려서는 순간 눈을 의심했다. 가구 전체가 온통 ‘물바다’였다. 출입구인 현관 중문에는 발목 높이까지 물이 찼다. 방과 거실·주방 등의 바닥면에도 물이 잘박잘박했다. 창호가 굳게 닫혀 비가 들이쳤다고는 여겨지지 않았다.

거실 천장도 발생한 크랙(갈라져 생긴 금)을 따라 물이 배었다. 거실등 부착을 위한 전기배선에선 물이 뚝뚝 떨어졌다.

해당 층은 골조와 전기배선 등의 공사를 완료하고 단열재 부착과 인테리어 공사 등 내장공사만 남겨 뒀다.

거실 한쪽 벽면 하단엔 단열재 공사를 하다 말았다. 벽면을 따라 놓인 단열재는 삐뚤빼뚤 멋대로였다. 벽면 골조의 ‘배부름’ 현상 탓이다. 아파트 4개 동 중 3개 동 30여 가구에서 이 같은 골조 뒤틀림 현상이 발견됐다고 전해졌다.

단열재 등 내부 마감을 하려면 튀어나온 콘크리트 부분을 제거하는 ‘할석 작업’을 해야 하지만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일부 주방 벽면은 할석이 과한 탓에 벽면 골조에 고정돼야 할 창호틀이 드러나기도 했다. 할석을 하지 않은 채 단열재 작업을 한 일부 팬트리 등의 벽면은 마감재끼리 맞붙지 않아 10㎜ 정도의 이격 공간이 생겼다.

벽면이 틀어진 상태로 단열재 등 내부 마감을 하면 도면보다 벽면당 약 20㎜가 내부로 더 들어온다고 관계자는 설명했다. 실면적이 줄어드는 셈이다.

상태가 비슷한 아래층을 거쳐 저층으로 내려갔다. 일부 층은 단열재와 석고보드 내장 마감을 했다가 뜯어낸 흔적이 남았다. 뜯겨진 곳은 곰팡이로 그득했다. 곰팡이는 주방과 거실, 팬트리 등의 벽면을 가리지 않았다.

도배 등 내부 마감을 끝낸 1층 샘플가구에서도 곰팡이가 발견됐다. 방과 거실, 팬트리 등 도배를 마친 곳곳에서 곰팡이를 발견하는 일은 어렵지 않았다.

관리·감독을 맡은 용인시는 11일 시행사, 시공사, 감리업체 등을 모두 불러 모아 부실시공 우려에 대한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공정·품질관리계획서를 제출토록 했다. 아울러 이튿날 현장을 점검하고 부실시공 우려가 제기된 부분에 대한 전수조사와 구조 개선을 감리사 측에 요구했다.

시 관계자는 17일 "드러난 문제점에 대한 보완조치 등 품질관리를 철저히 해 부실시공 우려가 없도록 하겠다"고 했다.

시공사 관계자는 "아직 상부층 공사가 끝나지 않아 배관 등을 따라 아래층으로 빗물이 흐르고, 폭우가 쏟아졌을 때 창문도 열려 비가 들이쳤기 때문이다. 공사가 마무리되면 해당 문제는 해결된다"며 "샘플가구 등 내부에서 곰팡이가 발생한 곳도 모두 뜯어낸 뒤 재시공할 예정"이라고 했다.

안경환 기자 jing@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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