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신 농협대학교 교수
이선신 농협대학교 교수

지난해 2월 경기도 평택 내 중·고등학교가 있는 한 사학재단이 주관한 교사채용 과정이 부정하게 진행됐다는 뉴스가 최근 보도됐다. 경찰 수사결과 학교 측이 정교사직을 원하는 기간제 교사로부터 1명당 수천만 원씩 모두 18억8천여만 원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자격 미달의 시간강사를 교수로 채용하는 대가로 수천만 원의 금품을 받은 수도권의 H대학교 전 이사장 등에 대해 수원고등법원이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3년 등의 형을 선고했다는 뉴스도 보도됐다.

중·고등학교 교사, 대학교수가 되기 위해 많은 노력과 비용을 들이며 성실하게 준비해온 지원자들 본인은 물론이고 그들의 꿈이 실현되도록 오래도록 지원하고 격려해 온 그 가족친지들은 얼마나 분통 터질 일인가. 또한 이런 부실 교사·교수들에게 수업을 듣는 다수의 학생과 그들의 학부모들은 또 얼마나 큰 피해자들인가. 돈을 주고 교사·교수가 된 사람들 그리고 이들로부터 돈을 받아 챙긴 사람들, 이들은 모두 우리 사회의 대표적인 쓰레기들이다.

정부의 노력에 의해 과거보다 좀 개선된 듯 보이지만, 아직도 우리 사회에는 각종 채용 및 선발의 불공정·비리가 온존해 있다. 그중에서도 특히 사학에서 벌어지는 교사·교수·직원 채용비리는 수법이 교묘하다. 친인척·지인을 강사 또는 비정규교직원으로 채용했다가 편법·탈법을 써서 교수 또는 정규교직원으로 전환해 주는 사례 등 다양하다. 교육현장에 이런 불공정·비리가 방치된다면 우리 자녀들이 어떻게 올바른 지식을 배우고 참된 인물로 성장하길 기대할 수 있겠는가. 

하기야 종래에도 고위공직 후보자가 청문회 과정에서 박사학위 논문의 표절·부실 때문에 논란이 된 일이 자주 있었다. 무엇보다도 ‘진리’를 탐구하는 ‘학문의 전당’으로 지칭되는 대학에서 이런 부실·비리가 발생한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이다. 이렇게 엉터리로 박사학위를 딴 사람들이 교수로 채용된다는 것은 대학의 위상과 품격을 떨어뜨리는 일일뿐 아니라 학문과 국가의 발전에도 극심한 해악을 끼친다. 

한편으로는 사학이 ‘자율’을 외치면서, 다른 한편으로 ‘자율’이라는 가면 속에서 부정·비리를 자행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자율’을 누리려면 합당한 ‘자정능력(自淨能力)’을 가져야 한다. 그러므로, 자정능력을 상실한 사학의 비리 척결을 위해서는 정부가 개입하지 않을 수 없다. 사립학교법 등 관련법을 전향적으로 개정해야 하고, 사학의 교사·교수·직원 채용과정에 대한 정부의 관리·감독도 강화해야 한다. 그리고 박사학위를 받은 사람이라도 정부가 시행하는 일정한 자격시험을 통과해야만 대학교수 채용에 지원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의 도입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문재인 정부가 ‘공정의 실현’을 내세우며 노력을 기울였지만, 아직도 국민들의 기대를 충족하기에는 미흡한 점들이 많다. 특히 사학의 교사·교수·직원 채용의 불공정·비리는 크게 개선되지 못했다. 요즘 차기 대통령 선거에 나서려는 후보자들이 저마다 출마의 변으로 ‘공정의 실현’을 내세우고 있다. 우선 그 부분을 국민들에게 설명한 후에 ‘표’를 구해야 할 것이다. 어떻든 현 정부에서건 차기 정부에서건 사학의 불공정·비리는 속히 척결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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