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한 주식 광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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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한 주식 광풍
김준우 인천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 기호일보
  • 승인 2021.01.14
  • 11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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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우 인천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김준우 인천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최근 미칠 듯이 올랐던 주가가 신년이 열리자마자 3000p마저 넘어섰다. 지난 3월만 해도 코로나로 인한 경제 붕괴가 전망되자 1400p까지 곤두박질했던 주가가 최근 몇 달 만에 배 이상이 올라 버렸던 것이다. 급기야 전문가들이 경고를 하고 나섰지만 당분간 그칠 것 같지는 않고, 오히려 사회는 부동산 시장에 이어 주식 시장도 가진 자와 못 가진 자로 양분돼 버린 것이다. 도대체 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주식이란 기업의 가치를 나타내는 유가증권이다. 기업이 돈을 벌 것 같으면 주식을 사게 돼 그 회사 주식값이 오를 것이고 안 좋으면 팔게 돼 값이 하락하게 된다. 문제는 일반시장처럼 주식시장에서도 사람들의 주식 매매행위가 이성적으로만 움직이지 않다는 데 있다. 이를 나타내는 대표적인 사례가 튤립 버블사건이다. 

17세기 네덜란드에서 무역으로 풍족한 자본가들이 투자 대상을 찾고 있었는데, 마침 아랍에서 들여온 희귀한 튤립에 엄청난 값이 붙게 된 것이다. 튤립은 없는데 서로 사려고 하니 값이 치솟아 한 뿌리에 지금 시세로 하면 약 3삼천만 원이 됐다고 한다. 튤립 사건은 명확한 이유가 없이 턱없이 올라간 가격에 대한 사건 예컨대 수년 전 불었던 닷컴 광풍이나 최근 비트코인 광풍을 설명할 때 흔히 언급된다. 

우리 주식 광풍의 원인을 찾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먼저 지적되는 것은 풍부한 통화 유동성과 제로금리이다. 작년부터 거의 무제한 살포된 돈은 실물경기 침체로 인해 갈 곳을 찾지 못하고 결국 부동산에 몰렸고 그 쪽이 감당이 안될 정도로 너무 오르다 보니 상대적으로 값싼 주식시장으로 다시 몰리게 된 것이다. 기업 가치는 떨어지는데 주가만 올라 버렸다. 폭락할 줄 알았던 주가가 오르다 보니 이제 너도 나도 예금을 찾거나 빚을 내어 시장에 들어오게 된다. 

오죽했으면 FOMO(Fear of Missing Out) 즉 ‘참여 못한 공포’를 나타내는 신조어도 나왔다. 투자대기금이 쏟아져 들어와 고객 예탁금이 지금도 67조를 넘어 줄지 않고 있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증권사 유튜버들의 부각이다. 이들의 안내로 누구나 쉽게 집에서 투자를 할 수 있게 됐다. 보통 수십만의 전국적인 팔로우를 거느리고 장을 설명하고 추천하는데 결국 장의 흐름을 결정하게 된다. 이들이 아무런 정보와 분석능력이 없는 일반 투자자 즉 개미세력들의 투자 향방을 결정하고 있다고 봐도 무리가 없다. 

예컨대 ‘현대차가 미국 애플과 협약해 자율자동차를 만든다’라는 재료로 현대차 주식을 유튜브에서 추천하면 다음 날 팔로우들에 의해 엄청난 매수가 이뤄지는 그런 식이다. 물론 유튜버 활동은 본인과 소속 증권회사의 수익으로 이어지게 된다. 이러한 현상은 실물투자를 해야 하는 기업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매스컴에서 한 중기 사장이 공장시설 투자 대신 주식에 투자해 큰 돈을 벌어 다른 중기 사장들에게 부러움을 받았다고 소개한 적이 있었다.  다시 말하면 기업이 돈을 벌어 자신의 기업에 대한 투자보다는 주식투자를 한다는 것이다. 주식 광풍은 몇 가지 우려를 낳고 있다. 아마 가장 큰 것은 사회가 힘들여 일하기보다 이러한 사행성 혹은 한탕주의에 빠지기 쉽다는 것이다. 일테면 도박이 일상화된 사회가 그것이다. 사실 요즘 회사에서도 화제가 일보다는 주식거래가 더 많다고 한다. 유행하는 말로 일을 열심히 한 부장보다 증권을 한 사원이 더 낫다는 말이 있을 정도이다. 국가의 미래를 생각하면 기업 경쟁력이 절실할 때인데 답답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계층 간의 갈등이나 한탕주의도 문제가 된다. 주식을 해서 돈을 버는 자와 못한 사람이 나타날 수밖에 없고 이들 간 위화감이 또한 사회적 갈등이 될 수 있다. 부동산이 오를 때는 집을 가진 자와 갖지 못한 자와 간극이 있었는데 이제는 주식으로 그렇게 된 것이다. 주식 광풍이 사회 화합보다는 갈등만 키운 모양이 됐다. 광풍의 시기에는 한탕주의도 만연하게 된다. 세밀한 분석을 토대로 투자하기보다는 다른 사람들의 주식 투기에 같이 부화뇌동하기 쉽고 자칫 투자 실패에 따른 좌절은 큰 사회문제로 비화될 수 있다. 

즉 이성보다는 감정에 휩싸인 사회가 되기 쉽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주식시장 광풍은 현 정권의 잘못을 덮어 버릴 수 있다. 최근 문재인 정권의 갖가지 실책과 부패 문제가 이러한 광풍에 휩쓸려 쉽게 묻혀 버릴 수 있고 이는 코로나와 함께 곧 다가올 선거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이러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서 정부는 하루빨리 건전한 금융 유동성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정부는 지금처럼 거의 무제한 돈을 풀기보다 코로나 공포도 어느 정도 사라진 만큼 이제는 유동성을 조절해서 달궈진 주식시장을 정상화해야 한다. 

그래야 풀려진 돈이 실물산업으로 흐를 수 있고 2008년의 금융사태가 재현되기 전에 막을 수 있는 것이다. 물론 투자자도 냉정할 필요가 있다. 부동산도 그리고 주가도 이미 오를 만큼 올랐다는 것이 정설이다. 모든 전문가가 경종을 울리고 있듯 이러한 시기에 빚을 안고 투자하는 것은 위험한 것이고 잘못하면 개인 파산 등 큰 어려움을 봉착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주식시장 활황은 좋고 바람직한 것이다.  다만 이것은 실물시장과 연동이 됐을 때의 경우이다. 기업 가치와 주가의 괴리가 클 때 투자는 투기나 버블이 되는 것이고 올라간 주가는 반드시 떨어지게 돼 있다. 미국 투자의 귀재 짐 로저스는 충고를 한다. "투자는 본인이 아는 것에만 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오를 때 기쁨보다 내 귀한 자산을 잃을 때 고통이 더욱 크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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