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시, 특례시 격상 기대와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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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시, 특례시 격상 기대와 전망
커진 몸집 맞춰 새 옷 갈아입고 ‘명품 자족도시’로 비상
  • 우승오 기자
  • 승인 2020.12.28
  • 14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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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100만 명 이상 대도시에 특례시 지위를 부여하는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이 지난 9일 국회 본회의 관문을 무사히 통과했다. 용인시를 비롯한 수원·고양·창원시 4개 도시의 위상이 한층 높아지는 계기가 마련된 순간이었다.

용인시로서는 시 승격 25년 만에 ‘특례시’라는 ‘꼬까옷’을 장만한 셈이다. 달리 말하자면 한 차원 더 도약할 수 있는 천재일우(千載一遇)의 기회를 잡았다. 물론 특례시라는 외형에 걸맞은 실질적인 권한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지방자치법시행령을 비롯한 관계 법령 개정 등 추가적인 노력이 뒤따라야 하지만 명칭 자체의 상징성이 주는 효과 또한 상당할 것으로 기대된다. 섣부르게 장밋빛 미래를 꿈꾸는 것도 금물이지만, 그렇다고 ‘빛 좋은 개살구’라며 애써 의미를 깎아내리는 자세 또한 온당치 않다. 특례시라는 구름판(도약판) 위에 선 용인시가 향후 어떤 행보를 하느냐에 따라 미래의 모습은 극명하게 갈릴 전망이다.

백군기 용인시장은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이 국회 문턱을 넘어선 뒤 가진 4개 대도시 공동기념행사에서 "110만 용인시민이 염원해 온 특례시 시대의 서막을 열게 돼 영광스럽다"며 "도시의 브랜드 가치와 경쟁력을 향상시켜 누구나 살고 싶은 명품 도시, 친환경 경제자족도시로의 위상을 더욱 높여 가겠다"는 포부를 다졌다. 

백군기 용인시장이 특례시 관련 발언을 하고 있다.
백군기 용인시장이 특례시 관련 발언을 하고 있다.

# 특례시 지정 의미

현재 인구 1천만 명에 육박하는 서울특별시를 비롯해 인구 100만 명 이상의 6개 광역시에만 별도의 지위를 부여하고 있다. 나머지 기초자치단체는 인구가 5만 명이든 110만 명이든 상관없이 획일적인 자치제도를 적용받고 있다. 이렇다 보니 급격히 인구가 증가한 대도시들은 급증한 행정수요에 대응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었다. 인구 규모가 비슷한 광역시 시민들이 받는 혜택에 비해 상대적으로 불평등한 행정서비스를 받을 수밖에 없는 처지였다.

용인시(107만 명)와 인구수가 고작 7만 명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 울산광역시(114만 명)는 공무원 1인당 담당 시민 수가 181명에 불과하다. 반면 용인시는 공무원 1인당 담당 시민 수가 368명으로 울산의 2배가 넘는다. 

살림살이도 차이가 크다. 용인시의 올해 당초 예산이 2조4천억 원인 데 비해 울산광역시는 6조3천억 원 규모다. 용인시 인구는 울산시 인구의 93% 수준이지만 예산은 울산시의 34%에 그칠 정도로 불평등이 심하다.

사회보장급여 산정 기준도 큰 격차를 보인다. 기초연금을 예로 5억 원짜리 주택에 사는 근로소득 및 금융재산이 없는 노인이 광역시에 거주할 경우 1억3천500만 원을 공제받아 매월 25만5천 원을 지급받을 수 있지만 용인시에 거주할 경우에는 8천500만 원만 공제를 받아 매월 9만7천 원을 받는 게 고작이다. 수도권 지역의 주택 가격이 지방 광역시에 비해 훨씬 높은데도 이 같은 차별이 발생하는 것이다. 용인시 65세 이상 노인 수는 12만7천200여 명으로 울산광역시의 노인 수 12만6천여 명보다 많지만 기초연금 수급자 수는 17%가량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특례시 지정은 인구 5만 명의 초미니 기초자치단체와 동일한 자치제도 적용을 받아 온 대도시들이 체형에 맞는 옷을 입게 됐다는 뜻이다. 무엇보다 광역시급 자치권한과 재량권을 부여받을 수 있는 동력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이미 2013년 지방자치분권 특별법이 개정돼 50층 이하 건축물에 대한 허가, 택지개발지구 지정 등 100만 명 이상 대도시에 별도의 특례를 규정하고 있지만 이와는 별개로 각 도시별 특색에 맞춘 행정수요에 ‘플러스 알파’ 개념의 추가적인 특례가 주어지는 것이다.

# 특례시, 무엇이 달라지나

특례시는 기초자치단체의 지위를 유지하면서 일반시와는 차별화된 자치권한과 재량권을 부여받는 새로운 형태의 지방자치단체 형태다. 

이와 관련, 행정안전부는 특례시는 행정적 명칭일 뿐 새로운 지방자치단체가 신설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하고 있다. 다만, 관계 법률로 정해 다양한 행·재정적 특례를 둘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한 것이다. 

이 때문에 법 공포 후 시행까지 1년이라는 준비기간 동안 특례시 명칭을 부여받은 4개 대도시들은 보다 많은, 보다 필요한 권한을 확보하기 위해 지난한 협의 과정이 필요하다. 특례시라는 명칭 사용 역시 2022년부터 가능하다.

우선 특례시 지정으로 자율적 도시개발이 가능해 지역 특성에 맞춘 도시 발전 전략을 수립할 수 있고, 행정절차가 간소화돼 경기도를 거치지 않고도 시민들에게 한층 업그레이드된 행정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지금과는 다른 사회복지급여 선정 기준이 적용되기에 기초연금·장애인연금·생계급여 수급액 증가 등 시민들이 실질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복지 혜택도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시가 도시관리계획의 결정 권한을 갖게 되고, 도시개발구역 지정 및 재정비구역 신청을 정부에 직접 할 수 있다. 이와 함께 도시공원 또는 녹지 조성사업의 시범사업 추진은 물론 중소기업 협동화 실천계획 승인과 벤처기업집적시설 지정도 가능하다.

시민의 요구나 행정수요에 걸맞은 다양한 종류의 지방연구원 설립도 가능해 보다 폭넓은 행정서비스를 제공하고, 새로운 행정서비스를 개발하는 계기를 만들 수 있다.

무엇보다 용인시는 전국적으로 큰 주목을 받고 있는 ‘플랫폼시티’와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사업에 속도를 높이고, 첨단·관광·R&D 등 대규모 재정투자사업과 국책사업 유치에도 유리한 고지를 점령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본다.

# 과제

용인시는 도시경쟁력 강화, 사회복지 사각지대 최소화, 다양한 시민 욕구 부응을 위해 지역에 특화된 도시개발 수립과 각종 정책수단 발굴에 초점을 둬 특례를 확보할 계획으로, 중앙정부와의 직접적 소통 기회 마련을 최우선 과제로 삼는다는 방침이다. 

그동안 용인시를 비롯한 수원·고양·창원 4개 대도시들은 공동 대응기구를 구성해 행안부와 국회 등에 특례시 지정의 필요성을 건의해 왔다. 이와 함께 특례시 법제화 정책토론회, 4개 시 시장·국회의원 간담회 개최, 공동특례 사무 발굴 및 100만 대도시 특례권한 발굴을 위한 공동 연구용역 등을 추진하며 필요한 권한을 확보하기 위해 머리를 맞댔다.

이들 4개 대도시는 지금까지 해 왔던 것처럼 내년부터는 본격적으로 특례시 권한 확보를 위한 공동 업무를 강력 추진할 방침이다. 우선 내년 4월께 4개 특례시 행정협의회를 구성해 특례시 권한 확보와 개별법(시행령) 재·개정을 공식 건의할 예정이다. 내년 상반기 행안부의 지방자치법시행령 개정에 맞춰 4개 대도시 시정연구원이 공동으로 특례시 관련 시행령 개정 방안을 논의키로 했다. 

지역 국회의원, 시의회 등도 간담회를 개최해 추진 경과를 긴밀히 공유하고 필요시 국회 협조 등을 요청키로 했다. 시민들과의 공감대 형성을 위해 특례시 관련 콘텐츠를 만들고 관련 시민 교육 등으로 홍보를 강화한다.

이와 별도로 용인시는 특례시 공동TF를 구성해 시 특성에 맞는 특례 권한 발굴을 비롯, 중앙부처 등과 행정권한 확보 논의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한편, 김민기(민·용인을)국회의원은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한 다음 날인 지난 10일 용인지방법원을 신설하는 내용을 뼈대로 한 ‘각급 법원의 설치와 관할 구역에 관한 법률 개정안’(법원설치법)을 대표발의했다. 

김 의원은 20대 국회에서도 수원지방법원 용인지원 설치를 주 내용으로 하는 동일한 법안을 대표발의했으나 임기 만료로 폐기된 바 있다.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이 의결됨에 따라 수원지방법원 용인지원을 승격시켜 용인지방법원 설치를 위한 입법 작업에 착수하게 됐다. 현재 용인시민이 재판을 받기 위해서는 수원지방법원까지 가는 불편을 감수해야 하는 실정인데 개정안이 통과되면 특례시에 걸맞은 사법서비스는 물론 판결 지체 등으로 인한 시민 불편이 크게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 32년 만의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 무엇이 달라졌나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은 특례시뿐 아니라 자치단체의 자율성을 강화하고 중앙과 지방정부의 관계를 수평적·독립적으로 전환해 진정한 지방분권을 위한 법적 토대를 마련했다는 점에서도 의의가 있다.

주요 내용은 100만 대도시 특례시 지정을 포함해 ▶지방자치단체의 기관 구성 다양화 근거 마련 ▶주민에 대한 정보공개 의무 부여 ▶주민의 감사청구제도 개선 ▶주민조례발안제도 도입 ▶중앙·지방 협력관계 제도화 ▶자치단체 간 협력제도 개선 ▶지방의회 운영 자율화 및 역량 강화 등을 담았다.

가장 큰 변화는 조례·규칙의 개정·폐지 및 감사 청구를 위한 기준 인원과 연령이 만 19세에서 18세로 낮아져 주민의 참여 폭이 대폭 확대됐다는 점이다. 특히 연령이 낮춰짐에 따라 학교 교과에서도 주민자치 등의 사회교육을 더욱 확대할 수 있게 됐다.

지방의회의 독립성도 강화된다. 개정된 지방자치법에 따라 앞으로는 의회사무처 직원 인사권한이 지방의회 의장에게 주어지고, 자치입법·예산심의·행정사무감사 등을 지원할 정책적 전문인력을 보강할 수 있다. 권한이 강화된 만큼 ‘윤리특별위원회 설치’ 등 책임성을 담보할 수 있는 의무조항들도 추가됐다.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관계도 수직적에서 수평적으로 변화가 예상된다. 지방에 영향을 미치는 국가의 주요 정책 결정 과정에 지방의 주요 주체가 참여할 수 있도록 ‘중앙지방협력회의’도 설치한다. 자치단체 간 협력을 통해 교통·환경문제 등에 공동 대응할 수 있도록 특별지방자치단체 구성 근거를 구체화한 항목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용인=우승오 기자 bison88@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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