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과 1998년 한국을 휩쓴 외환위기 여파로 대우자동차는 퇴출위기를 맞았다. 이때 대우차를 인수하겠다고 나선 곳은 제너럴모터스(GM). 하지만 인수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국내 대표적인 자동차회사가 외국기업에 팔려간다는 인식에 한국 내에서 여론은 좋지 않게 형성됐다.

 또 강성노조와 끝 모르는 매출 하락 등 산적해 있는 문제도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GM이 대우차를 인수한 뒤에는 과잉인력으로 분류됐던 4천 명이 회사를 떠나야 했다. 2천272명은 조기퇴직이나 희망퇴직으로 스스로 그만뒀고, 나머지는 강제 퇴직당했다.

 그로부터 5년 뒤 GM과 대우의 합작사업체인 GM대우는 그야말로 환골탈태해 400% 이상의 매출 신장, 3년 연속 흑자경영이라는 성공신화를 낳았다. 특히 1천725명의 정리해고자 중 희망자 1천605명 전원을 복직시켰다.

 GM대우 상생경영의 중심에는 지난해 7월 GM 아시아태평양지역본부 사장을 맡게 돼 중국 상하이로 자리를 옮긴 닉 라일리(58)가 있었다. 그는 2002년 GM대우 사장으로 임명된 뒤 부실기업을 우량기업으로 탈바꿈시켰다.

 라일리가 인수협상 당시의 긴박한 상황, 노조와 한국정부에 대한 시각 등을 담아 `열정'(한스미디어·윤동구 옮김)을 냈다. 영어로 집필한 것을 한국말로 옮겼다.

 GM대우 성공비결 가운데 하나는 라일리의 한국인의 삶 속에 녹아드는 현장경영이었다. 라일리는 밤을 새워 노조원들과 소주잔을 기울이며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누기도 했고, 새해맞이 산악회에서 돼지머리를 놓고 노조위원장과 고사를 지내기도 했다.

 그는 수행비서도 두지 않고 호텔에서 직접 체크인을 하거나 GM대우가 내놓은 소형차인 칼로스를 몰고 다녔다. 대기업 CEO답지 않게 소박한 모습은 한국인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그는 한국의 미래에 대해서도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는다. 한국의 부모들은 자식의 성공에 큰 기대를 걸고 있고, 한국에서는 학력과 직업적 성공의 연관성이 다른 나라에 비해 특히 두드러지기 때문이다.

 영국에서 태어나 케임브리지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그는 1975년 GM 디트로이트 디젤 앨리슨 사업부에 입사하면서 처음 GM과 인연을 맺었다.

 280쪽. 1만5천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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