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봄 인천시 남구 용현동 소재 용현시장의 비상이 같은 업종의 재래시장은 물론 시민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시장 전체에 대형 아케이드를 설치하고 350여 대의 차량을 주차할 수 있는 시설을 새롭게 조성하는 등 새로운 환경으로 탈바꿈을 시도하며 명칭 그대로 `용현'(용이 비상한다는 뜻)의 이미지에 걸맞게 제2의 도약을 준비 중이다.

 또 빈 점포를 활용해 상인 및 고객들을 위한 문화센터는 물론 놀이방, 화장실 등의 각종 편의시설을 확충할 계획이다. 노후화된 시설은 보수하고 집배송센터와 콜센터 기능을 갖춘 `고객지원센터'도 운영할 방침이다. 마케팅 강화에도 힘을 기울여 온라인 쇼핑몰의 운영 및 교환, 환불을 전담하는 기관도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지난 1월부터 실시하는 `용현시장 정기세일 행사'가 시행 3개월 만에 자리를 잡으며 타 재래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용현시장은 매달 22일부터 28일까지 정기세일을 시행하고 있다.

   
 
   
 
 인천은 물론 다른 지역에서도 찾기 힘든 파격적인 행사다. 행사기간 동안 시장 안 각 매장은 한 가지 이상의 품목을 자율적으로 정해 시중가의 30~50% 이상 할인된 가격에 판매한다. 상인들이 정한 원칙에 따라 공식적으론 고객들이 가장 붐비는 오후 4~6시 사이를 기준으로 반짝 세일을 하는 것으로 돼 있지만 하루종일 세일을 해도 무방하다.

 대형할인마트의 무차별 공격에 대한 활로 모색에 따른 것으로 시장 안 350여 개의 점포 중 대부분의 점포가 동참하고 있다.

 상가연합회 관계자는 “세일 행사기간 중 총 매출액이 약 30% 이상 늘고 있다”며 “완전히 자리를 잡는 올 여름부터는 50% 이상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의주 상가연합회 이사장은 “문학경기장에 대형할인매장이 들어서는 등 재래시장의 위기가 코 앞에 직면했다”며 “자구책 마련으로 출혈을 감수하면서까지 할인 행사를 기획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대형마트에 뒤지는 가장 큰 요인이 마케팅 및 쾌적한 쇼핑공간이라고 판단, 주차공간 확보 및 각종 이벤트도 계획 중이다”고 덧붙였다.

 용현시장이 실시하는 정기세일의 성공이 다른 재래시장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모아진다.

 

   # 용현시장 형성배경

 재래시장의 진가는 다양한 품목과 사람 냄새 폴폴 나는 풋풋한 인정에 있다. 용현시장이야 말로 바로 재래시장의 전형화된 모습을 갖추고 있다.

 시장은 지난 1950년대 인근 독정이고개에 일명 판자촌이 형성되며 자연스레 만들어졌다. 서민들의 인구가 급속도로 유입되며 푸성귀며 생필품을 내다 팔던 자리가 지금의 시장 터가 됐다. 1970년대에 들어서며 지금의 재래시장으로서의 면모를 완연히 갖췄고 지난 2005년 현대화 시장으로 탈바꿈하게 됐다.

 `용현'은 `용이 승천한다'는 뜻으로 인근 `비룡'과 `독정'이 어울려 `용정'으로 불리다가 지난 60년대 용현으로 지명이 결정, 지금의 용현시장이 됐다.

 상가수는 350여 개에 이르며 시내버스 6, 6-1, 45, 46, 28, 38, 10번 등이 용현시장을 오간다.

 특히 인천시청 방면에서 동인천 및 월미도를 오가는 교통의 중심에 있고 연수구 및 송도국제도시로 진입하는 교차점에 형성된 시장으로 인근의 `용현 물텀벙이 거리'와 어울려 먹을거리 문화도 상당한 수준이다.

   
 
   
 
 # 인터뷰 - 2대째 한자리에 반찬가게 김순미(45·여)씨

 시장 어귀, 용현 물텀벙이 거리가 조성된 곳을 정문으로 봤을 때 중앙로를 따라 약 200m 들어와 우측으로 다시 50m 가량 들어온 곳.
 누가 봐도 시장 한 귀퉁이인 이곳에 오면 용현시장의 명물 `반찬가게'를 만날 수 있다.

 2대째 시어머니의 손맛을 물려받아 장사를 하고 있는 김순미(45·여)씨의 삶의 현장이다.

 김 씨의 가게가 이곳에 터를 잡은 건 시어머니때부터 시작해 벌써 30년. 용현시장의 산증인이다.

 “다음날 팔 반찬은 전날 재료를 준비해 놓고 새벽부터 만들기 시작합니다. 그래야 맛도 좋고 싱싱하거든요.”
 지금도 시어머니와 함께 둘이 하는 반찬가게 운영을 위해 김 씨의 출근시간은 항상 새벽 6시다.

 출근 후 곧바로 당일 판매할 김치며 각종 밑반찬 조리에 들어간다.

 특이한 건 다른 곳에선 좀처럼 보기 드문 `선지국'이며 `추어탕', `김치찌개' 등의 국 및 탕류의 음식이다. 커다란 솥에서 뜨거운 김을 내뿜으며 이것들이 끓고 있다.

 “국이나 찌게는 매일 메뉴를 바꾸고 있어요. 기본적인 김치류나 각종 조림, 볶음류와 함께 그날그날 새로운 반찬을 재공하려 하죠.”

 오후 4~5시가 되면 그날의 반찬이 모두 팔린다. 그러면 고부는 다음날 팔 반찬을 위한 그들만의 색다른 장을 보고 귀가한다고 한다.

 선지국 3~4인분에 3천 원, 각종 김치 및 밑반찬이 2천~3천 원선이다.

   
 
   
 
 # 시장길 따라 맛기행

 ▶시장 초입 야채 크로켓 = 예부터 주전부리하면 각종 튀김류를 떠올린다. 군고구마와 군밤, 옥수수 등이 주전부리 1세대라면 김밥 및 만두 등이 2세대, 피자나 햄버거 등이 3세대로 꼽힌다.

 그러나 시대를 막론하고 항상 인기 절정에 있는 것이 있으니 바로 튀김류다.

 특히 30~40대 장년층에게 있어선 튀김류는 빼놓을 수 없는 주전부리임에 틀림없다.

 용현시장에 오면 튀김의 참맛을 느끼기에 충분한 곳이 즐비하다. 그 중에도 시장 초입에 형성돼 수십 년 간 자리를 지켜온 튀김집은 놓쳐선 안될 필수코스다.

 문어발을 비롯해 고추, 고구마, 핫도그, 꽈배기 등의 튀김류와 함께 맛탕, 호떡 등을 판매하는 곳이다.

 각종 메뉴 중에서도 돋보이는 것이 있는데 진열대의 전면을 차지하고 있는 야채 크로켓이다.

 이곳의 야채 크로켓은 바싹함과 부드러움의 절묘한 조화로 그 맛이 정평이 난 튀김으로 단연코 인기 품목이다. 하루 전날 반죽을 해 숙성시켜 놓은 밀가루에 양파를 비롯해 당근, 호박, 파, 마늘 등을 다져 넣고 마치 커다란 만두를 빚듯 만든 후 빵가루를 입히고 뜨거운 기름에 순식간에 튀겨 낸다. 그리고 어떠한 양념도 없이 그냥 먹어야 제대로 된 맛을 느낄 수 있다.

   
 
   
 
 주인 이세진(38)씨는 3년 전 이곳을 인수해 하루 평균 500~600여 개의 튀김을 판매하고 있다고 한다.

 야채 크로켓 1개 500원, 문어발 튀김, 고추 튀김, 핫도그가 1개 500원.

 ▶시장 중심 녹두 빈대떡 = 순수 국내산 녹두만을 갈아 만든 빈대떡은 요즘 좀처럼 맛 보기 어려운 음식이 됐다.

 피자에 밀려 빈대떡의 인기가 줄어든 것도 있지만 쉽게 상하고 만들기가 까다로운 녹두를 이용하기보다는 밀가루를 이용한 부침개가 일반적이다.

 그러나 이곳(시장 중앙로를 따라 150m 가량 들어가면 좌측에 허름한 골목길이 보인다. 골목 안쪽에 할머니 몇 분이 앉아 빈대떡을 부치는 모습을 찾으면 틀림없다.)에 오면 그 옛날 누구나 즐겨 먹던 빈대떡의 참맛을 볼 수 있다. 김점례(71)할머니는 이 자리에서 벌써 35년째 빈대떡을 부치고 있다고 한다.

 빈대떡이라고 해야 모양새는 볼 품 없다. 그 흔한 고기나 해물 한 점 없이 그냥 노란 바탕에 얇게 썰어 넣은 대파가 고작이다. 그러나 그 맛이 여느 피자에 비할 바가 못 된다. 약간은 까칠한 녹두의 고소한 맛과 대파의 아삭 씹히는 맛이 어울리며 감탄을 자아낸다. 김 할머니는 “녹두 빈대떡은 뭐니 해도 돼지 비계를 이용해서 부쳐야 제 맛이지”라고 한다.

 커다란 부침용 철판 한 쪽엔 주먹만한 돼지 비계가 항상 지글거리고 있었다.

 빈대떡 한 장 3천 원, 막걸리 한 사발 1천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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