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리빨리’ 문화가 몸에 배어있고 변화를 즐기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가장 알맞은 분야의 하나가 분명 ‘자동차’일 것이다. 거의 모든 분야의 '테스트마켓'으로 떠오르는 우리나라에서 자동차는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서 전혀 부족함이 없다. 어느 신차라도 출고라도 하면 전체 디자인부터 성능, 심지어는 자동차를 구성하는 부품 하나에 이르기까지 전문가 뺨치는 평가를 쏟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 산업이 진정한 선진국으로 발돋음하기 위해서는 이에 걸 맞는 자동차문화가 조성이 되어야 한다는 말을 자주 한다. 자동차 문화를 단면적으로 볼 수 있는 대표적인 것이 ‘모터쇼’다. 세계적인 모터쇼나 많이 알려진 독특한 모터쇼를 보면 그 나라만이 가진 녹아있는 자동차 문화를 느끼게 한다. 우리나라에는 서울모터쇼가 있다. 유일한 국제모터쇼로 어느덧 다음 달 개최로 6회째에 이르고 있다. 격년제로 열리는 서울모터쇼는 세계적인 모터쇼로 발돋음 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2005년 5회 때는 100만 명이 구경했다고 세계적인 규모라고 자찬하기도 했다. 그러나 선정적인 도우미 문제, 새로운 컨셉트카도 없는 별볼일없는 모터쇼라는 혹평과 함께, 서울 코엑스(COEX)에서 일산 킨텍스(KINTEX)에서 처음 옮겨 열리면서 정리되지 못한 부분도 함께 발생하면서 더욱 비판의 강도가 높게 나타난 모터쇼이기도 했다.

 이번 서울모터쇼는 심기일전해 진정한 모터쇼로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말도 많던 컨셉트카도 3대나 되고 아시아에서 처음 공개하는 차종도 17종이나 되며, 세계적인 흐름에 따른 친환경차도 7대가 넘는다. 부대행사도 다양하고 폭넓게 준비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변에서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른바 색깔이 없다는 것이다. 컨셉트카도 국내용이고 해외의 새로운 컨셉트카는 없다는 비평도 이어지고 있다. 즉 언급한 다양한 형태도 하나하나 살펴보면 알맹이가 없다는 것이다. 급조된 느낌도 지울 수 없다는 지적도 많이 나오고 있다. 세계적인 모터쇼와 역사적으로나 전통적으로 비교할 수 없으나 이제는 우리만의 색깔을 지닌 모터쇼를 챙겨야 한다는 목소리는 아주 타당한 지적이라고 할 수 있다.

 서울모터쇼를 우리가 생각하는 세계적인 모터쇼로 만들기 위한 방법은 없는 것일까? 몇 가지를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첫째 너무 세계적인 모터쇼에 집착한다는 것이다. 조직위원회는 빠른 기간 내에 세계적으로 인정받기 위한 모터쇼를 만드는 데 집착하다보니 너무 양적인 부분에만 치우친다는 느낌이다. 첫 술에 배부를 수 없듯이 멀리 내다보는 지혜와 안정이 필요한 시점이다. 세계적인 모터쇼의 입장인원이 100만 명에 이르는 경우는 거의 없다. 입장인원에 너무 치중하다보니 무리가 가게 마련이다. 중요한 것은 명수가 아니라 한 명 한 명이 느끼는 감명 깊은 모터쇼가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느낌이 와 닿는 모터쇼가 되기를 바란다.

 둘째는 브랜드를 찾아야 한다. 이른바 주변에서 얘기하는 ‘색깔’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아직까지 위력을 떨치는 ‘한류’를 가미한 색깔을 찾아야 한다. 셋째로 항상 혹평의 대상이 되는 도우미 문제는 여러 가지로 생각해야 한다. 실제로 외국의 대표적인 모터쇼에는 도우미들이 우리와 같이 선정적인 옷차림으로 나오는 경우는 드물다. 넷째 모터쇼의 꽃은 컨셉트카다. 아시아 최초, 국내 최초는 월드 모터쇼로서 의미가 너무 약하다. 세계 최초, 최고의 신개념 등 이른바 수식이 항상 뒤따르는 대표 모델이 있어야 한다. 한 대도 좋고 두 대도 좋다. 다음으로, 수입차의 전시는 필수적이다. 손님을 제대로 접대해야 행사는 빛나게 마련이다. 함께 박수도 쳐주고 필요하다면 앞에 내세워 나를 위한 들러리 역할도 필요하다. 끝으로 주변 인프라 구축이다. 킨텍스 부근은 예전과 달리 최근에는 많이 정리된 느낌이다. 주변에서 접근하면서 불편함을 조금이라도 느끼면 본 행사는 보기도 전에 평가하락된다. 여유를 갖고 참여할 수 있는 최고의 편리성을 제공하는 데 만전을 기해야 한다.

 상기한 여러 개선 사항은 누구나 보면 당연한 내용일 것이다. 그러나 하나하나 되새기고 여러 각도로 보면 생각하는 시각도 달라지는 부분일 것이다. 이번 모터쇼를 크게 기대하기보다는 예전의 중요한 단점을 한 가지라도 없애는 계기로 삼는다면 어느 시점에는 내가 아닌 남이 인정하는 모터쇼로 우뚝서리라 확신한다. 기억에 남는 모터쇼를 만들자.

 

김필수(대림대학 자동차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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