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역 토박이들의 마음의 고향인 자유공원을 마주하고 뒤로는 응봉산 자락이 감싸고 있는 그 이름만으로도 자부심이 느껴지는 인천의 대표적인 명문 제물포고등학교(인천시 중구 전동·이하 제고).

지난 1935년 인천부립중학교로 개교한 뒤 광복 후 민족교육가인 길영희 교장과 인천중학교 졸업생들의 지속적인 노력에 의해 유한흥국(流汗興國)의 정신으로 1954년 2만여 평의 대지에 6개 동 건물로 설립된 제고는 반세기가 넘게 인천지역의 교육을 이끌어 왔다.

제고는 `학식은 사회의 등불, 양심은 민족의 소금'이라는 교훈처럼 많은 지식인과 훌륭한 인품을 갖춘 인사들을 길러냈다.

안상수(인중 14회)현 인천시장을 비롯해 현재 인천에서 활약하고 있는 국회의원 중 유필우(7회), 이윤성(8회), 황우여(9회)의원 등 그 이름만 들어도 인천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인들이 이곳 제고 출신이다.

이렇게 선배들의 명성에 걸맞게 현재 제고 후배들도 지난 2005년 510여 명(수도권대학 170여 명), 지난해 320여 명(수도권대학 120여 명) 등이 4년제 대학에 턱하니 붙으며 제고의 역사를 이어가고 있다.

이밖에도 제고는 내세울 게 너무나도 많다.

지난 1959년 전국 고교 최초 도서관인 성지관이 그 중 대표적.

30만여 권의 다양한 장서를 보유하고 있는 성지관은 4개 실 450여 석 규모로 현대식 중앙 냉·난방 시설을 갖추고 있어 쾌적한 학습분위기에서 학생들이 능력을 향상시키는 데 일조하고 있다.

또한 학생들이 직접 만드는 교지 춘추(春秋)도 전국교지콘테스트에서 최우수상과 금상을 두 번이나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으며, 벌써 33회째를 발간하고 있다.

아울러 인중·제고장학회의 연간 2억3천500만여 원의 지원 아래 지난 1982년 창단한 야구부는 짧은 역사에도 1984년 청룡기대회 준우승과 제51회 화랑대기 전국 우승, 지난해 화랑대기 4강 등을 이뤘다. 농구부도 지난해 제1회 고려대학교총장배 고교농구대회 우승을 거머쥐며 체육계에 파란을 일으켰다.

▶제고의 교육지표

제고는 인성, 지식, 개인의 특성 등을 모두 갖춘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 진정한 교육이자 국가와 사회에 보탬이 되는 길이라며 교육열을 불태우고 있다.

▲ 제물포고등학교의 무감독 시험
대표적인 것이 개교 2년 후인 지난 1956년 초대 길영희 교장이 오랫동안 마음에 간직해 오며 실천한 감독교사없이 학생들이 스스로 시험을 보는 `무감독 고사'이다.

당시 처음 실시한 1학기 중간고사 결과 전교생 총 569명 중 60점 이하 낙제생이 53명이나 생겼고, 길 교장은 학생들을 전교생이 보는 앞에서 “제군들이야말로 믿음직한 한국의 학도”라고 칭찬하며 “다음에 좀 더 열심히 노력해 진급하도록 하라”고 격려했다고 한다.

그 후 다음 학기에 모두 진급하는 결과를 낳았던 무감독 고사가 벌써 반세기가 지났다.

▲ 제물포고등학교 장애체험 행사
이런 양심을 바탕으로 이어온 인성교육으로 현재 학교폭력과 왕따를 전혀 찾아볼 수 없는 아름다운 학교로 주위로부터 선망의 대상이 되고 있다.

또한 제고는 학력 향상을 위해 학년별로 100여 명씩 학력우수자를 선발해 `춘추반'이라 칭하고 특별교실을 운영하고 있으며, 이와 더불어 학력향상반도 만들어 시험을 본 후 교사가 학생들의 성적을 관리하면서 학생들에게 피드백을 통한 완전교육도 실시하고 있다.

제고는 여느 고등학교와는 달리 정규수업에 매주 2시간씩 체육시간을 편성해 수능대비 체력향상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

실제로 고3, 2학기가 되면 수험생들이 체력저하로 성적이 떨어지는데 제고는 그때부터 학생들의 성적이 향상돼 많은 학생들이 대학으로 진학하는 결과를 낳았다고 자부하고 있다.

이런 제고만의 특성은 바로 역사를 자랑하는 동아리활동으로서 물리, 화학 등 과학동아리가 40년, 검도동아리가 40년, 야간농구부(반딧불동아리)가 고3 학생을 대상으로 50여 년 등 지금까지 쉼없이 이어오고 있다.

특히 매년 1~2학년을 대상으로 `제고컵 축구대회'를 열어 학생들의 폭발적인 인기 속에 20년째 진행하고 있다.

이렇게 제고는 국가와 사회에 보탬이 되는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지·덕·체 모두를 학생들에게 교육함으로써 명실상부 인천교육의 자부심이자 자긍심을 자랑하는 고교로 칭송을 받고 있다.

   
 
   
 
▶제고 박종조 교장 인터뷰

“앞으로도 우리 제고는 나만의 인재가 아니라 나라에 보탬이 되고, 이 사회에 등불이 되는 영재를 양성하는 공간으로 누구나 오고 싶어하고, 자랑스러워 하는 학교로 만드는 것이 우리 제고인들이 해야 할 일이라 생각합니다.”

송림초등학교를 거쳐 인중·제고를 졸업한 제고의 산증인 박종조(60)교장.

그는 지난 1966년 서울사범대학을 진학한 후 ROTC를 거쳐 1977년 모교인 제고에 부임해 7년간 후배들에게 선배와 스승이라는 2가지 교육을 몸소 실천했다. 이후 교육청 장학사 및 장학관을 역임한 교육계의 베테랑이다.

지난해 3월 제고 교장으로 부임한 그는 “발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고 돌뿌리 하나 풀뿌리 하나가 모두 소중한 제고에 다시 설 수 있어 감회가 새롭다”며 “진정으로 나라를 사랑하는 사람, 열정과 사랑을 가진 사람이 되라”고 후배들에게 일러주고 있다.

그는 “우리학교는 자연친화적인 교육환경 속에서 배움의 터전을 일궈 나가기 때문에 정서적으로 올바른 학생들이 자라는 산실로 현재 폭력과 왕따가 없는 학교라 자부할 수 있다”며 학교를 자랑하고 있다.

제고에서 교육직을 마무리하겠다는 그는 “학력이 인간을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올바른 인성이 있어야 한다”며 “앞으로 바람직한 인격형성이 이뤄지도록 동아리 활동 등 자기가 하고 싶어하는 분야에 관심을 갖고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박 교장은 “비록 고교평준화로 우수한 학생들이 많이 들어오지는 않지만 지난 제고의 명성과 역사에 먹칠하지 않도록 우수한 학생들을 양성해 지역사회와 국가의 미래를 걸머지고 가는 버팀목을 만들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제고 교장으로 부임한 당시부터 학생들에게 자립심을 일깨워주고 있는 그에 대해 교사들은 “학교분위기를 민주적으로 만들어 나가고 교사는 스스로 부서중심의 교육을 할 수 있도록 터를 마련해 주는 아버지 같은 관리자”라고 입을 모아 칭송하고 있다.

박 교장은 “학교 표상이 등대인데 등대는 배들이 무사히 목적지로 도착할 수 있도록 불을 밝히지만 주위에 배들은 모이지는 못한다”며 “나 홀로 등불이 되는 것보다 주위에 항상 사람들이 많이 모일 수 있는 따뜻한 화롯불이 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그래서 그는 “진정한 리더십을 갖춘 인재를 양성해 모든 사람들이 칭송하고 따르는 국가 미래의 등불을 만드는 것이 나의 마지막 교육의 목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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