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자동차의 개발 속도는 우리가 생각하는 이상으로 빨리 발전하고 변화해 지난 10년간의 자동차 개발 수준은 예전의 30~40년간 개발한 수준과 같을 정도로 급변하고 있어 앞으로의 10년은 어떻게 변화될지 가늠하기 힘들 정도이다. 특히 컨셉트카를 통해 차량의 디자인, 각종 실내 장치의 형태 및 기능뿐만 아니라 각종 연료까지도 급변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이 중 역시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이 안전장치와 편의장치이다. 소비자들에게 직접 와 닿는 장치이기도 하지만 이동수단으로서 자동차의 가장 기본적인 목적인 '안전한 자동차'를 만드는 메이커의 목적과도 일치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최근 차량의 편의장치는 발전을 거듭하면서 동시에 안전장치와 맞물리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어 이러한 퓨전개념의 장치 개발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안전’이 강화되면 ‘편의’가 불편해지고 ‘편의’가 강화되면 ‘안전’이 불편해지는 상호 특성을 갖는 경우가 많다. 대표적인 안전장치인 안전벨트의 정도를 높이면 편의성 측면에서 불편해지므로 ‘프리텐셔너 안전벨트’와 같이 안전의 기본 목적을 충족하면서 착용 시 불편함을 최소화하는 방법을 고안하기도 한다. 편의장치로 보편화된 ‘파워윈도우’는 도리어 비상시에 탈출 등을 방해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우려를 없애기 위해 충돌로 인한 사고 시 탈출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 자동으로 모든 창문이 내려가게 한다든지, 강물 등에 빠져 배터리가 방전되어 창문이 내려가지 못하는 경우를 대비해 물에 빠지는 동시에 창문을 내려가게 하는 기능이나 차량이 물에 가라앉는 시간을 늦추는 부력기능을 넣는다든지 하는 방법을 고안한다. 이같이 편의장치가 안전장치와 상호특성을 가질 수밖에 없는 이유는 안전장치가 주로 사고가 발생한 이후에 동작하는 '수동식(Passive) 안전기능'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기 때문이다. 수동식 안전장치는 안전벨트, 에어백, 우레탄 운전대, 라운드 스타일의 대시보드, 능동식 머리받침대, 소프트한 재질의 범퍼에 이르기까지 대부분을 차지한다. 이러한 장치들은 자세히 살펴보면 편의장치와 상충되는 경우도 많다.

 이러한 수동식 안전장치의 한계를 극복한 기능이 '능동식(Active) 안전장치'이다. 사고가 나기 전에 주변 정보를 미리 알려주고 필요하면 강제적으로 피하는 기능까지 부여된 미래의 첨단 장치이다. 약 20년 전부터 개발되기 시작한 능동식 안전장치는 일본이 가장 앞서 있어 이미 상당부분 실용화가 되었다. 일반적으로 능동식 안전장치가 보편화되기 어려운 것은 주변의 정보를 정확하게 알려주는 센서의 기능 및 종합적인 판단과 동작을 수반하는 시스템 개발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미연에 사고를 예방한다는 것은 100% 정확성과 대책이 수반되어야 하므로 더욱 어렵다고 할 수 있다. 기계적 오류로 약간의 실수가 있다든지 하면 바로 생명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능동식 안전장치는 메이커별로 고유의 이름을 붙여 사용하는 경우가 많지만 일반적으로 3단계로 나누어져 있다. 1단계는 ‘충돌경보장치’이다. 센서를 통해 주변의 장애물가 충돌의 가능성, 특히 앞 차와의 충돌 가능성이 높아지면 운전자에게 소리나 빛을 낸다든지, 운전대가 진동하거나 좌석이 진동하는 개념을 도입한 시스템이다. 2단계는 1단계에서 더욱 진보해 강제적으로 속도를 낮추어주는 기능을 보강한 것이다. 이른바 ‘속도감소장치’로서 브레이크를 강제로 잡는다든지 연료공급 부위인 스로틀밸브를 막는 기능을 부가한 것이다. 마지막 3단계는 ‘충돌회피장치’로서 충돌 직전 운전대를 강제적으로 돌려 장애물과의 충돌을 회피하는 기능이다. 물론 이 경우 제 2의 장애물과 충돌하지 않게 주변의 정보를 미리 인지해야 한다.

 일본의 경우 약 20년 전부터 고속도로를 달리는 버스나 트럭의 경우 1단계의 충돌경보장치가 보편화되기 시작했으며, 현재는 2단계가 보편화되기 시작했다. 국내에 수입되는 수입차의 경우도 2단계의 속도감소장치가 장착된 차량이 늘고 있으며, 가장 대표적인 장치가 ‘능동식 크루즈 컨트롤(Adaptive Cruise Control)'장치이다. 국내의 고급 자동차에도 이러한 장치가 탑재되기 시작했으며, 앞으로 이러한 경향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그러나 국내의 기술 수준은 아직 선진 외국에 비해 뒤쳐지는 분야가 많아 더욱 분발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3단계의 장치도 이미 기본적인 개념이 끝나 앞으로 본격적으로 장착될 예정이어서 탑승자의 안전을 더욱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능동식 안전방치의 보편화와 편의장치가 극대화되면서 우리가 추구하는 ‘꿈의 자동차’가 개발되어 우리가 꿈꾸는 교통사고 없는 시대의 도래도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김필수 (대림대학 자동차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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