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이센 장군인 호엔로에는 전쟁의 승리는 우월한 전략의 구사, 조직력, 군기에 달려 있다고 보았다.

  호엔로에는 군사들을 한 대의 기계처럼 정교한 전술을 구사할 수 있도록 훈련시킨 뒤 나폴레옹이 거느리는 프랑스 군대와 맞서려고 했다.

  호엔로에가 보기에 나폴레옹의 군대는 무모하고 공격적이면서 소심하고 약해빠진 신기루에 불과했다.

  전장에서 마주선 양측 군대의 모습도 사뭇 달랐다. 프랑스 군대는 체계도 없이 무턱대고 전투를 하다가 여차하면 도망갈 것처럼 보인 반면 프로이센 군대는 발레단처럼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그러나 막상 전투가 시작되자 프로이센 군대는 힘없이 무너졌다. 프랑스 군대는 적군을 마치 볼링핀 쓰러뜨리듯 휩쓸고 지나며 그들을 살육했다.

  클라우제비츠는 `전쟁론'에서 “1806년 프로이센 장군들은 프리드리히 대왕의 사선 전투 대형을 사용함으로써 쩍 벌린 재앙의 입 속으로 빠져들었다. 이 전술의 유용함을 쓸모없이 만든 것은 단지 방식의 문제가 아니라 상투성에서 비롯되는 상상력의 극심한 빈곤이었다”고 지적하고 있다.

  `유혹의 기술'로 화제를 모은 로버트 그린은 신작 `전쟁의 기술'(웅진지식하우스 펴냄, 안진환·이수경 옮김)에서 프로이센 패배의 사례를 들며 “과거의 성공들이 미래에도 당연히 계속될 거라고 생각하지 말라”고 충고한다.

  인생과 비즈니스를 한바탕의 전쟁이라고 믿는 저자는 손자, 나폴레옹 등 전략가들과 레이건 등 정치인, 영화감독 히치콕 등에게서 찾아낸 전쟁 승리법들을 소개하고 있다.

  책에는 자기준비의 기술, 자기 사람 만들기 등 조직의 기술, 방어의 기술, 공격의 기술, 모략의 기술이 다양한 사례와 함께 총 33개에 달하는 항목에 걸쳐 일목요연하게 정리돼 있다.

  대부분의 영화감독들이 세트장에서 스태프들에게 고함을 지르며 명령을 하는 데 반해 히치콕은 전용의자에 앉은 채 가끔 졸곤 했다. 심지어 여배우 마거릿 록우드는 “히치콕은 우리를 감독하는 사람 같지 않았다”고 털어놓았다.

  이는 히치콕이 영화 제작에 돌입하기 전 세부사항까지 철저하게 준비를 해놓았기 때문이다. 영화 장면을 거의 완벽하게 머릿속에 그려놓았고, 그래서 여배우가 변덕을 부려도, 제작자가 간섭해도 당황하거나 방해받지 않고 계획을 밀고 나갈 수 있었다.

  저자는 여기서 “위대한 지휘관들은 어떤 상황에서도 평정심을 잃지 않았다. 이러한 심적 거리를 유지하는 동력은 미리 세부사항까지 완전히 익혀두는 것, 즉 준비태세다”라는 명제를 도출해낸다.

  저자는 또 패배를 모르던 히틀러가 어느 순간부터 자신의 페이스를 잃고 패배의 나락으로 빠져들었는지, 1988년 공화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서 잘 나가던 로버트 돌 상원의원이 어떻게 `칭얼대고 신경질적인' 후보로 낙인찍혔는지 등 실패한 리더들의 사례도 반면교사로 삼고있다.

  원제 The 33 Strategies of War. 640쪽. 2만5천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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