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림 성결대 외래교수

 
금세기초 영국의 의사인 맥가리손 박사가 유명한 장수촌인 훈자왕국에서 100세 이상에 노인들의 식생활을 연구한 결과를 보면 그들은 육식(특별한 절기 때만 섭취)은 거의 안하고 유기농으로 재배한 곡류, 야채와 과일, 약간의 발효우유와 양젖을 섭취하는 것으로 밝힌 바 있다. 그 밖에 녹차를 비롯해 하루에 한 끼의 식사로 생활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그들은 장수하고 성격이 온화할 뿐만 아니라 삶 자체가 여유롭다는 점이다.
 
슬로우 푸드(slow food)란 패스트 푸드 식품에 반대한다는 뜻에서 파생된 용어다. 슬로우 푸드 운동은 맥도날드가 이탈리아 로마에 진출하자 이에 대항해 전통음식과 유기농 식품의 중요성을 알리고 보존하고 회복하자는 취지 아래 1986년에 창설된 세계적인 운동체다. 더불어 패스트푸드로 길들어지는 식문화에서 맛을 음미하기 위해서는 즐겁게 음식을 만들고 천천히 먹어야 한다는 의미에서의 `느림의 운동'과 그 맥을 같이한다. 슬로우 푸드 운동 주창자들은 “우리의 몸은 디지털이 아니라 아날로그다”라고 외친다. 곧 패스트푸드의 이기주의와 편리주의는 시간의 고갈을 가져오며 인간의 정신건강과 행복을 빼앗아 감으로써 음식의 기다림과 정성으로 만들어진 음식으로 섭취함으로 잃어버린 전인적인 건강을 회복하고 삶의 의미를 풍요롭게 하자는 이야기다.
 
나아가 넓은 의미에서 슬로우 푸드 식품은 유기농법에 의한 농산물을 생산함으로써 식물자원과 생태계를 보호하며 전통식문화의 안전성을 추구하는 운동인 것이다. 특히 오늘날 대부분의 음식은 패스트푸드의 식문화 유형이라면 과거 전통사회에서의 음식은 거의 다 슬로우 푸드 식문화의 유형이었다.
 
대표적인 슬로우 푸드를 보면 자연 그대로 생산된 친환경 식품 혹은 음식을 뜻한다. 예로서, 일정한 초지의 면적에서 천연적인 목초만을 먹고 자란 젖소의 원유와 제초제나 농약으로 재배하지 않는 농작물, 성장호르몬제나 항생제가 첨가하지 않는 가축사료로 생산된 육류 등에 원료로만 만들어진 식품들을 말한다. 그러한 의미에 일반적으로 슬로우식품은 발효식품을 의미한다. 대개 발효식품은 오래 전부터 그 지역의 자연환경에서 알맞은 기후와 조건, 생활환경에서 발전돼 왔기 때문에 해로운 곰팡이와 유독물질을 억제하고 병원성 미생물의 오염에서도 안전할 뿐만 아니라 맛과 향이 깃들어진 식품인 것이다.
 
발효식품을 보면 치즈, 요구르트, 포도주, 김치, 된장과 고추장, 간장 등을 들 수 있다. 우리나라의 슬로우 푸드 식품은 떡을 비롯한 국수, 탕 종류 음식(곰탕과 설렁탕, 해장국 등)과 김치와 된장, 젓갈, 막걸리 등이다.
 
세계적인 식품으로 알려진 김치는 항암효과를 비롯해 양질의 식품으로 입증돼 있다. 김치는 요구르트 4배 이상의 유산균이 함유돼 있을 뿐만 아니라 김치는 갖가지 양념과 함께 소금과 고춧가루가 있어서 살균효과는 물론 장기간 보존할 수 있는 저장식품으로도 탁월하다. 그리고 마늘과 생강, 젓갈류, 배추와 무를 비롯한 여러가지 채소 등이 들어있어 다른 음식의 양념과 보조식품으로 사용할 수 있으며 위암과 폐암을 예방하고 소화기능을 촉진하게 하며 호르몬의 유사물질을 생성하기도 한다.
 
또한 예부터 된장은 `음식 맛은 장맛이다'는 격언대로 우리나라의 음식문화는 장맛이 차지하는 비율이 매우 높다. 된장, 청국장, 고추장 등은 콩의 원료인 발효식품이기 때문에 식물성 단백질이 풍부하고 항암효과와 혈압강화효과, 콜레스테롤 억제 기능을 가지고 있다.
 
이 밖에도 새우젓과 조개젓, 굴젓 등은 김치의 맛을 살릴 뿐만 아니라 단백질을 아미노산으로 분해돼 칼슘이 풍부하고 특유의 맛으로 식욕을 돕는다. 특히 고추에는 비타민A, 비타민C가 풍부해 인체의 노화를 방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마늘과 생강은 강정식품으로 널리 알려져 있을 뿐만 아니라 비타민B를 흡수해 신진대사를 활성화하는 효과가 있다.
 
민족마다 고유의 슬로우 푸드 식품이 있으나 우리나라의 발효식품은 음식의 맛을 음미하게 하고 `느림의 미학'으로서 정성을 다해 만들어지며 음식의 맛과 건강을 지키는 식문화로 어떤 식품보다 탁월한 슬로우 푸드라 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오늘날 현대인의 건강을 위협하는 패스트푸드 식생활에서 슬로우 푸드의 식생활로 전환하는 식문화만이 가족의 건강과 화목, 사랑과 행복을 지키게 될 것이다.
 
(다음은 다이어트 푸드와 건강식품, formkim@frech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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