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한국전쟁 기념식은 으레 북한의 남침 규탄이나 동족상잔의 아픔에 대한 회상으로 구성된다. 이러한 형태의 기념식은 그때의 일을 우리 모두 함께 되새김으로써 다시금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일종의 의식 작업이다. 그러나 70년의 긴 휴전기간 동안 그때의 참혹한 기억도 많이 달라져 집권 정부에 따라서는 북한이 적국(敵國)이라는 극히 기본적인 전제부터 흔들리고 있다. 그렇다면 다시금 한국전쟁의 의의와 그 전쟁이 남긴 숙제를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전쟁은 태풍과도 같은 것이다. 태풍은 서로 다른 기류가 합쳐져 급기야는 폭발에 이
그동안 시끄럽던 두 차례의 선거가 무사히 지나갔다. 후보자들이야 나름 최선을 다했겠지만 그동안 선거를 지켜보는 국민들 입장에서는 후보 수도 많아 이름은 둘째치고 내건 공약도 차이가 없어 선거 당일까지 혼란스러운 선거였다. 다만, 특이한 점이라면 어느 때보다도 후보자의 포퓰리즘 강세와 유권자의 유별남일 것이다. 결과적으로 대선은 0.73%p, 즉 24만 표차로 승패가 갈렸고, 지방선거는 전국 4천 개 선거구 중 508곳의 무투표 당선이 있었다. 그래서 선거가 끝난 지금, 지나간 선거를 돌아보고 앞으로의 선거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며칠 남지도 않은 지방선거가 검수완박 법안, 대통령 집무실 이전과 바이든 미 대통령 방문 같이 굵직한 이슈에 파묻혀 좀처럼 세간의 이목을 끌지 못하고 있다. 특히 아시아 허브 도시로의 발전을 지향하는 인천으로서는 출중한 리더가 더욱 절실할 수밖에 없다. 사실 시장 직(職)이란 지역경제를 일으켜 시민의 생활 수준을 높이고, 여기에 필적할 문화와 걸맞은 도시 인프라를 구축하는 일이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자신의 도시 비전을 세우고 현실화할 수 있도록 도시 자원의 구체적인 투입 계획을 갖고 있어야만 한다. 존경받는 시장들의 공통점은 먼저
문정권의 대미는 퇴임 며칠 안 남기고 야반도주하듯 소위 검수완박 법안을 날치기 통과한 일이다. 그것이 일반 국민을 위한 민생법도 아닌 자신들의 보신을 위한 법이기에 더욱 가증스럽고 자괴감이 드는 것이다. 주지하다시피 이 정권은 집권 내내 정적에 대한 철저한 복수와 참혹한 경제 붕괴 그리고 국민 갈라치기 외에 별로 생각나는 것이 없는 반민주적 권력이었다. 정권이 바뀐 이 시점에서 검수완박 법안 이후 벌어질 우리 상황에 대해 짚어 보는 것도 나름 의미가 있다.법치사회에서는 아무리 악법이라도 절차를 거쳤다면 그것 역시 법이다. 그 법을
국민통합은 윤석열 정권에만 해당되는 일이 아니다. 문재인 정권의 패착을 들자면 원전파괴나 경제 붕괴 그리고 외교적 고립 등을 수없이 열거할 수 있겠지만 그 중 가장 큰 것은 아무래도 국민들을 두 쪽으로 가른 국민 분열이다. 다른 사안들은 그래도 우리가 어찌 노력을 하면 극복이 가능한 일이지만 이 모두는 국민 통합이 선행됐을 경우이다.그렇다면 윤석열 정부가 선결해야 할 가장 큰 책무는 무엇보다도 국민 분열의 극복일 것이다. 사실 거의 모든 정권들이 국민통합에 목을 매다시피 했다. 노무현의 국민대통합연석회의, 이명박의 사회통합위원회,
멀리 우크라이나가 의외로 선전하면서 전황이 어렵게 돌아가자 러시아의 마지막 대안으로 전술적 핵무기 사용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핵 경각심 속에 최근 북한이 ICBM을 쏘면서 그동안 탈핵을 줄기차게 외쳤던 문재인 정부로서는 한마디로 뒤통수를 맞은 느낌이다. 그렇다면 문 정권 같이 핵을 무조건 멀리만 할 게 아니라 안보 등 다양한 차원에서 핵이 왜 중요하고 우리에게 어떠한 의미가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전쟁은 모든 수단을 동원한 정치의 연장이다." 전쟁 관련 바이블인 「전쟁론」의 저자 클라우제비츠가 내린 정의다. 즉, 국
대선이 끝나자 응당 시끄러워야 할 단체장과 교육감 뽑는 총선이 청와대 이전 이슈에 묻혀 그만 잠잠하다. 그러나 초·중·고 과정의 실질적 책임자인 교육감 선거는 자식의 장래뿐만 아니라 어쩌면 미래 우리 운명을 정할 일인 만큼 관심 사항이 아닐 수 없다. 더욱이 교육감이 도덕적으로도 존경받아야 하고 올바른 교육철학을 갖고 있어야 하지만 종종 형사 입건되는 등 불미스러운 일이 끊이지 않았던 것은 아마도 그 직이 갖는 권력과 이권이 상상을 초월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선거에 앞서 다시 한번 그 직이 갖는 의미를 이해하고 후보를 살펴보는 것이
역대 비호감 선거로 치러진 제20대 대선은 0.73%라는 박빙의 차이로 승부가 갈렸다. 어김없이 이번에도 선거가 끝나자마자 모든 매체가 당선인에게 청구서를 가득 실어내고 있다. 그러나 정치신인인 당선인에게 이것저것 잡다하게 요구하기보다는 그에게 무엇이 필요하고, 우리는 과연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이번 선거 과정을 통해 살펴보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윤석열 당선인의 정국 운영 걸림돌을 몇 가지 추려 보면 크게 내부적인 것 그리고 외부적인 것으로 구분할 수 있다. 내부적인 것에는 무엇보다도 국가 비전과 철학의 부재이고, 아울러 그 자
이번 베이징 동계올림픽의 가장 큰 이슈는 단연코 중국의 막무가내식 편파 판정이다. 황대헌 선수와 이준서 선수의 석연찮은 판정에서 보듯 외국 선수들에게 엉뚱한 것을 꼬투리 잡아 실격을 시키는 것은 물론 중국 선수들의 반칙에는 묵인하는 식으로 메달 상위권을 독식하려 한 것이다. 참가 선수들이 분통을 터뜨리지만 심판 격인 IOC도 입 다물고 있어 이번 동계올림픽은 중국 국내 체전이라 비아냥 받을 만하다. 이러한 중국 행동의 원인은 중화 민족주의, 즉 중화사상에 기인한 중국 국가적 민족주의에서 찾아야 한다. 민족주의란 원래 남을 폄훼하고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전쟁이 끝나지 않은 지 얼마 되지 않은데 지구 반대쪽 우크라이나 상황이 심상치 않다. 미디어에 따르면 러시아 군이 우크라이나 국경에 침공 준비를 하고 있으며, 3월 혹은 5월 중에 전쟁이 가능하다고 한다. 최근 미국도 전투병을 급파하는 등 전쟁의 가능성은 더욱 급박해지고 있다.그렇다면 우리로서는 전쟁의 양상은 어떻게 될 것인지, 그리고 이 사태로부터 어떤 교훈을 얻어야 하는지가 중요할 것이다. 우크라이나는 남쪽의 크림반도와 동쪽의 러시아 국경은 17%를 차지하고 있는 러시아 민족으로 이미 러시아화돼 있고, 나머
이제 대통령 선거가 한 달 남짓한 시점에 온갖 뉴스 미디어는 김건희 씨 통화녹음 파일 이슈로 도배가 되고 있다. 한 언론사 기자가 대권 후보 부인과 수십 차례 사적인 통화를 하고 녹음한 것도 놀랍지만, 그것을 받아 공영방송인 MBC가 아무런 확인도 없이 방영한 사실도, 더구나 당사자 정당인 국민의힘의 뜨뜻미지근한 반응은 더욱 놀랍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궁금한 것은 김건희 씨 녹음 파일 공개가 왜 지금이냐 하는 것과 소위 검찰총장을 지낸 대권 후보의 부인이 이를 정말 몰랐는가 하는 것이다. 사진도 마찬가지이지만 녹음은 뒤집을 수 없는
살다 보면 지긋지긋해 어서 빨리 벗어나고 싶은 해가 있다. 아마 지난해가 바로 그런 해가 아닌가 싶다. 한 해 내내 코로나에 시달리는 것도 힘든데 대권 후보들이 벌이는 눈살 찌푸리는 칼춤도 모자라 코인이다, 주식이다, 그리고 부동산과 세금 폭등에 수없이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던 것이다. 그러나 우리를 더욱 힘들게 하는 것은 올해라고 상황이 나아질 것 같지 않다는 사실이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희망이 별로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도대체 올해는 어떤 모습일까. 과학자들이 과거를 통해 앞을 내다보듯 지난해 일들을 회상하면 어렴풋이 올해를
최근 패션 불모지 인천에 국내 패션 중견기업인 형지어패럴㈜이 사옥을 짓고 계열사들과 함께 둥지를 틀었다. 자동차와 바이오산업 한복판에 문화산업을 지향하는 패션기업의 등장은 지역문화의 발전이라는 측면에서 여러 시사점을 주고 있다. 그러한 관점에서 우리는 이 사건이 인천시에 어떤 의미를 갖고 있으며, 이를 지렛대로 해 지역 패션산업이 성장하려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대략적이나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의복의 주된 기능은 몸의 보호와 상징이다. 외부로부터 추위와 햇빛을 막아주는 보호막은 의복의 가장 원초적인 기능이다. 그리고 사회 다변화와
비트코인의 광풍이 지나자 요즘은 메타버스(meta-verse)가 세간에 회자되고 있다. 소위 경기 바로미터라는 증권시장에서도 메타버스 기업 MTF에 큰돈이 몰린다고 한다. 그러나 사실 이름도 낯설어서 떨떠름한 우리보다는 주로 IT 기업들의 강한 마케팅으로 한껏 힘을 주고 있는 모양새이다. 그래서 미래 기술로서 파급적이라면 이것이 무엇이고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인간이 만들어 낸 가장 위대한 발명품이자 허구가 고대에는 신(神)이었다면 근대에 들어와서는 국가와 기업일 것이다. 허구란 실체가 없는 가공(架空)의
우리 주위에 이해가 안 되는 일은 수도 없지만 최근 정치와 관련해 그런 일이 두 가지로 축약된다. 하나는 끊임없는 실책에도 불구하고 40% 내의 굳건한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고, 다른 하나는 소위 선진국의 대권 주자들이 보여 주는 민망함이다. 그러나 그들 수준이 안 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임기 말 높은 지지율에 대해서는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민주주의 정치는 대중의 인기, 즉 지지에 의해 작동한다. 문제는 대중이 이성보다는 감성에 의해 움직인다는 것이다. 고대 희랍의 민주정에서도 연설이 정치에 주효했기에 정치가들은 어
휴대전화에 카메라가 달리면서 사진은 이제 생활이 됐다. 요즘은 간단한 메모는 펜이 아니라 휴대전화 사진으로 대신하고, 인스타그램 같이 사진으로만 하는 SNS가 인기이다. 사진이 이처럼 대중적이 됐지만 원래 목적은 기억을 남기고 그 기억을 남과 소통하기 위해서이다. 그렇다면 사진은 과연 그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일까. 사진은 시간을 영원히 정지시킨다. 순간의 모든 것을 탈색해 이미지만 남기고 박제한다. 즉 순간의 느낌, 감정, 냄새, 바람 등 우리가 그때 느꼈던 모든 것을 지워 버리고 오직 이미지만 남기는 것이다. 그 순간을 복원시킬
나라가 어수선하다. 하루가 멀다고 터지는 굵직한 의혹들이 나라를 온통 삼키고 있다. 각 언론들의 지면과 화면이 대장동 사건으로 도배돼 모두의 시선을 꼼짝없이 묶어 두고 있는 것이다. 어떤 이는 이 사건이 비슷한 시기에 나왔던 영화 ‘아수라’나 ‘짝패’와 그대로라며 영화감독의 감각에 혀를 내두른다. 그러나 이 사건에 울분보다는 이제 무엇이 문제이고, 여기서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지 생각해 보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할 것이다. 대장동 개발사업 사건은 일부의 고위 법조인과 정치가가 부동산 투기꾼과 야합해 떼돈을 번 대규모 권력형 비리 사
올해 추석은 각별하다. 코로나가 잡히는가 싶더니 변이가 생겨 다시 창궐하는 형국이고, 거리 두기는 더욱 심해져 올해 역시 성묘는 고사하고 가족들마저 함께 모이기 힘들게 됐다. 더욱이 대선이 6개월 앞으로 다가와 여야 할 것 없이 과열된 경선정국은 그야말로 극히 혼미하다. 그래서 잊혀져만 가는 추석의 의미를 다시금 되새기고, 특히 이번 명절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를 새겨볼 필요가 있다. 추석은 우리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나라에서 중요한 명절이다. 떨어져 살던 가족이 함께 모여 올해 수확한 것에 대해 조상에게 감사를 느끼며 놀이를 통해
최근 세계적 이슈는 코로나 재확산과 탈레반의 아프가니스탄 점령이다. 특히 아프간 사태는 미국의 전격적인 지원 아래에서도 패망했다는 점에서 우리에게 여러 시사점을 주고 있다. 「지리의 힘」의 저자 팀 마샬은 국운은 지리적 위치로부터 큰 영향을 받는다고 간파했다. 예컨대 해양시대가 열리기 전까지 실크로드가 번성했던 시절 아프간 도시들은 나름대로 부유하고 융성했다. 실크로드의 중앙, 즉 중앙아시아 한복판에 위치한 덕분이었다. 그래서 훈족, 한족 그리고 몽골족 등 시대의 정복자의 약탈과 점령이 반복됐던 곳이고, 이것이 현대까지 이어져 전략
새로운 기술은 생활은 물론 우리 삶 자체를 바꾸곤 한다. 이러한 현상은 음악의 영역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그 예가 음악산업이 첨단정보기술과 결합하면서 음악애호가를 음악에서 새로운 영역인 오디오 마니아로 바꿔 놓고 있는 일이다.오디오 마니아란 오디오 기기에 집착하는 애호가를 말한다. 속된 말로 오디오 기기에 미친 사람이다. 정도의 차이에 따라 관심, 몰입, 집착 그리고 마니아로 구분할 수는 있지만 집착과는 달리 마니아는 병리학적보다는 과도한 관심이 있는 의미의 좋은 뜻으로 쓰이고 있다. 이 과도한 관심이 음악 애호가가 갖는 음악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