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신문이 올해의 사자성어를 발표한 것을 보니 또 한 해가 지나감을 실감한다. 교수들은 2022년 올해의 사자성어로 ‘잘못을 하고도 고치지 않는다’는 뜻의 ‘과이불개(過而不改)’를 선정했다. 출전은 「논어(論語)」다. 공자(孔子)는 ‘위령공편(衛靈公篇)’에서 "잘못을 하고도 고치지 않는 것, 이것을 잘못이라 한다(과이불개 시위과의·過而不改 是謂過矣)"라고 했다.과이불개, 예견했던 대로 올해도 역시나 반갑지 않은 씁쓸한 문구다. 교수신문은 이밖에 ‘덮으려고 하면 더욱 드러난다’는 욕개미창(欲蓋彌彰), ‘알을 쌓아 놓은 듯한 위태로움’
20여 년 전, 한문은 표의(表意) 문자이고 한글은 소리 나는 대로 읽는 표음(表音) 문자이기 때문에 중국의 한자는 배우지 않아도 된다며 한자 교육을 중단시킨 정치인이 있었다. 그 탓으로 요즘 한자를 모르는 젊은 세대와 소통이 안 된다고 한다. 한자가 있어야 의미가 확인되는 경우가 적지 않아서다.금일(今日)이 금요일이지 왜 오늘이냐? 사흘이 4일이지 왜 3일이고 나흘이 왜 4일이냐? 여자 양궁 대표팀이 올림픽에서 아홉 번이나 우승했는데 왜 9연패 했다고 기사를 잘못 썼느냐? 임시로 붙인 제목인 가제(假題)를 ‘로브스터’와 혼동하거나
마르셀 뒤샹의 ‘샘’이라는 조형물은 1900년대 초반 대량생산된 평범한 소변기를 구입해 그것을 예술작품이라고 선언하고 뉴욕 전시회에 출품하고 나서 유명해졌다. "아름다움은 보는 이의 눈에 달려 있다"는 인본주의의 미학을 내걸었다고 한다.학창시절 부전공으로 철학과 미학(美學, aesthetics)이라는 과목을 선택해 그야말로 어렵고 난해한 이야기를 새겨들으려 많은 노력을 했다. 미(美)나 예술에 관한 이론은 멀리 고대 희랍에 기원을 두고 있지만, 학문으로서 ‘미학’이라는 명칭은 그 어원적 의의에 따라 ‘감성적(感性的) 인식의 학문’이
2022년 8월 5일 일본인 에토 세이시로가 했다는 말에 분통이 터진다. 한국과 일본의 먼 역사를 살펴보면 일본인을 어떻게 단군의 후손에 비유, 그런 말을 할 수 있는 것인지 한마디로 가소롭다. 그도 그럴 것이 5세기 초 일본 웅신천황이 백제의 학자 전라남도 영암 출신 왕인 박사를 초청, 천황의 아들에게 논어와 천자문 그리고 인성교육과 예절교육을 가르쳐 줄 것을 간곡히 부탁했다.왕인 박사의 가르침을 바탕으로 일본 문화가 발달, 작금에 이르렀다. 다시 말해 왕인 박사가 일본 문화사상의 성인으로 아스카문화를 창시했다. 그 뿐만 아니라
가을이 되면 사람들은 여행을 떠나고 싶어 한다. 아름다운 단풍이 있어서만은 아니다. 그냥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마음이 여행을 부추긴다. 필자에게 여행 또는 관광이란 볼거리, 먹거리, 찾을거리, 세 가지 요소를 체험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갖는 일이다. 볼거리란 자연이 인간에게 주는 즐거움이다. 한국의 사계절 설악산, 가을 단풍의 내장산, 겨울 설경의 한라산 등. 미국 서부의 대표적 협곡인 그랜드캐니언, 베트남의 하롱베이, 중국의 장가계, 스위스의 알프스산, 브라질의 이과수 폭포 등 자연의 볼거리는 무궁무진하다.먹거리란 인간이 즐기는 음
두 번째는 1t 전기트럭이다. 코로나 이전부터 1t 전기트럭 두 가지가 보급돼 친환경화에 기여하나 심각한 왜곡된 문제점이 있다. 이미 초기부터 보조금 크기가 다른 차종 대비 심각하게 높아서 국민 혈세가 과대하게 지급된다는 지적이 매우 높은 차종이다. 동시에 1t 전기트럭의 완성도에 한계가 커서 주행거리가 200㎞ 내외에 불과하고, 겨울철에는 주행거리가 약 20% 줄어들면서 장거리용 1t 트럭의 역할은 불가능하다. 가장 큰 문제는 1t 전기트럭의 한계점이 큰 만큼 판매가 부진할 것을 염려해 보조금을 다른 전기차종 대비 높이고, 기존
날이 제법 추워졌다. 그래서인지 요즘 들어 생활고에 시달리다 생을 마감하는 가족들의 뉴스가 자주 나온다. 이런 기사에는 어김없이 복지 사각지대라는 말이 나오고, 이 같은 사건들을 계기로 기존 제도와 법령의 한계가 지적되며 정부는 끊임없이 관련 법을 개정하고 제도를 개편한다.이번에도 정부는 ‘복지 사각지대 발굴, 지원체계 개선 대책’ 방침을 발표했다. 주된 내용으로는 수도·가스 요금 체납 정보 등을 추가한 총 44종의 정보를 활용해 위기가구를 발굴하고, 연락 두절 가구의 소재 파악 시 통신사가 보유한 주소와 연락처 등의 정보를 입수하
동네에 있는 관공서에 가서 주차할 때마다 곤혹스럽습니다. 주차장 자체가 협소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도 현관문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는 텅 빈 장애인용 주차 공간이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주차할 곳을 찾지 못한 사람 중에는 "열 대밖에 주차하지 못하는 곳에 두 자리나 장애인을 위해서 만들어 놓다니!"라는 볼멘소리도 간혹 합니다.그런데 조금만 달리 생각하면 불평이 사라질 수도 있습니다. ‘그 장애인이 내 부모님이라면’이라고 상상해 보면 불평이 오히려 감사함으로 바뀝니다.누군가에게는 절실하고 간절한 자리일 겁니다. 언제일지 모르지만, 그가
전기차는 시대적 흐름이고 보급 대수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나 아직은 내연기관차가 대세이다. 아직은 중추적인 비즈니스 모델이고, 소비자들도 신차 구입 시 보수적으로 선택하는 경향이 있어 전기차는 고민되는 모델이다. 이러한 불안정한 소비자의 선택을 결정 짓고 실질적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전기차의 단점을 줄이는 기술적 개발과 가격 경쟁력을 비롯한 인센티브 정책이 더욱 필요하다. 전기차는 시대적 흐름이고 지구온난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중추 모델인 만큼 소비자의 문턱을 낮추는 고민을 거듭해야 한다. 보조금 문제도 내연기관차와 실질 경쟁력
누구나 학창 시절을 돌아보면 순간의 벼락공부, 주입식 암기 공부, 시험 위주의 공부, 소극적인 공부 방식 등 여러 가지 학습 방식을 떠올릴 것이다. 물론 공부가 좋아서 즐겁게 배우며 행복했던 기억을 간직한 사람도 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이는 우리의 학교에서는 희망고문처럼 들린다. 이런 현상은 현재도 거의 변함이 없다는 생각이다. 왜 그럴까? 우리의 학교 공부는 대부분 시험의, 시험에 의한, 시험을 위한 공부로 일관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학교 공부의 맹점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과거나 현재나 우리 학생들의 특성
"우엥." 새벽에 들려오는 아기의 외침에 벌떡 일어나 졸린 눈을 비비며 쪽쪽이를 물리러 가는 저는 이제 막 100일이 지난 사랑스러운 아기의 아빠입니다.조리원을 나오고 20일 만에 안아 본 아기, 그때는 아기가 울면 배가 고픈지, 졸린지 잘 알지 못했습니다. 육아도, 직장생활도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관련 서적과 주변의 조언 그리고 직접 경험을 통해 알아가고 익숙해지기 시작합니다.육아가 처음에 힘들었던 것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몰라서였습니다. 미리 책도 보며 공부를 했지만 실전은 달랐습니다.직장생활도 마찬가지로, 취
인천시 공업지역은 1970~80년대 도시 성장과 고용 기반의 중추적 역할로 산업 발전과 근대화를 이끌었으나, 현재는 소외되고 노후·낙후돼 원도심·신도시 간 도시환경 격차를 심화시키고 있다.산업단지, 항만, 경제자유구역 등 개별 법에 의해 계획·관리되는 지역 39.15㎢ 외 용도지역으로만 관리되는 공업지역 28.72㎢는 어떠한 지원정책이 없어 점차 공장시설이 낙후되는 등 발전을 위한 계기가 절실히 필요한 실정이다.이러한 산업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산업패러다임 전환점으로 2021년 1월 5일 ‘도시 공업지역의 관리 및 활성화에 관한 특별
둘째 동생은 언제나 아이폰을 고집한다. 최신형 갤럭시 휴대전화와 중고 아이폰을 고르라면 망설임 없이 아이폰을 고를 정도다. 어렸을 때는 언제나 아빠 의견대로 갤럭시를 쓸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초등학생 때부터 항상 갖고 싶었으나 갖지 못했다. 그때 경험 때문인지 동생은 아이폰 말고는 거들떠보지도 않는다.연예인 김신영 사례도 이와 비슷하다. 김신영은 한 방송에서 자신의 집 안 장식장을 가득 채운 장난감 피규어들을 공개한 적이 있다. 어마어마한 수의 장난감에 놀란 MC들에게 김신영은 어릴 때 못한 한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미련과 후
한 해를 평가하는 방법 중 하나는 가장 크게 사회에 충격을 준 사건이나 혹은 작은 일이지만 반복해서 일어났는지를 살펴보고 공통점을 찾아 그해를 규정하는 것이다.지난해가 코로나 창궐로 인해 ‘공포’의 해였다면 다사다난했던 2022년을 관통하는 용어로는 ‘갈등과 분열’이라는 말을 어렵지 않게 기억해 낼 수 있다.세계적 갈등의 원인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국·미국 간 패권 게임이다.우크라이나 전쟁이 표면적으로는 양국, 즉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인 듯하지만 실제로는 미국을 위시한 유럽 NATO국과 러시아를 주축으로 한 위성국가
경찰관의 업무 수행에 있어 기반이 되는 경찰관직무집행법에서 규정된 경찰 임무 중 첫 번째가 국민의 생명, 신체 및 재산 보호이다. 그렇기에 위험에 처한 국민들이 가장 먼저 떠올리게 되고 가장 먼저 도움을 줄 수 있는 존재이자, 국민이 불안 없이 안정적인 일상생활을 하고 살아감에 있어 버팀목이 되는 민중의 지팡이라고 불리는 이유일 것이다.과거 출동한 현장 경찰관의 정당한 물리력 사용에도 언론의 과잉 진압이라는 비난 보도 등 경찰의 현장 대응을 위축시키는 일들이 많았었다. 하지만 요즘은 과도한 물리력 사용에 대한 비난 여론보다는 흉악범
일본이 패전을 앞두고 전쟁에 몰두했던 곳은 태평양·중국·몬순·뉴기니·솔로몬 지역이었다. 전쟁지역이 여러 곳이다 보니 군 병력과 무기류·군수품들이 부족했다. "우리 손으로 숙적을 격멸시키자"라는 구호 따위를 내세우며 학생들을 동원시킨다. 신촌 미군기지 터에 있었던 일본 육군병기본부는 군비 증강 계획을 목표로 1940년 4월 창설된다. 육군병기본부는 기존의 육군 조병창과 육군 병기창을 합병시킨 것이다. 육군 조병창은 1912년 창설됐다. 화학무기 연구소, 무기류 생산 계획과 보급을 맡았던 부서다. 육군 병기창은 1913년 창설됐다. 무
미국의 경제학자 피터 드러커는 "측정할 수 없으면 관리할 수 없다(If you can not measure, you can not manage)"라고 했다. 기업 경영에 있어 성과를 측정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강조한 말이다. ESG 경영 기획을 담당하는 실무진으로서는 눈에 보이지 않는 성과를 측정할 만한 적절한 지표를 찾는 것이 상당히 어렵다. 지표 자체가 다소 추상적 개념을 포함해 이를 처음 접하는 기업들은 어디서부터 출발해야 할지 고민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이러한 현실을 반영해 산업통상자원부는 K-ESG 이행과 평가의 핵심
‘안전’이라는 단어를 인터넷으로 검색했더니 유독 이곳에 눈길이 갔다. 2021 도로교통박람회, 2022 대한민국 안전산업박람회, 2022 어린이 제품안전 그림 공모전, 2022 한국건축 안전박람회, 2022 국제소방안전박람회, 2022 문화재 재난안전박람회. 표준국어대사전에는 ‘안전’의 의미를 ‘위험이 생기거나 사고가 날 염려가 없음. 또는 그런 상태’라고 기록했다.일상생활에서 찾아볼법한 대표적인 안전을 손꼽자면 ‘교통안전, 전기안전, 산업안전, 건설안전’ 들이 생각나지 않을까. 이렇듯 안전은 박람회까지 개최하며 매우 중요시된다.
1949년 8월 12일자 「자유민보」에는 반민족행위자 이중화(李重華)가 공민권 정지 4년형 받은 기사가 실렸다. 이중화는 1918년 순사시험에 합격하고 바로 인천경찰서에서 근무한 것으로 보인다. 1919년에서 1920년대 초반, 이중화는 반민족행위자로서의 상당히 출중한 능력을 보인다. 이런 이중화가 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이하 반민특위)에 반민족행위 혐의로 체포된 것은 1949년 4월 12일이다.구속기간이 연장되는 등 5차례의 피의자 신문이 이루어진 결과가 바로 공민권 정지 4년이었다. 이중화의 혐의는, 부녀자 강간 등을 제외하고라
매년 2월 초순 추운 겨울, 이태리 베네치아에서는 세계 10대 축제로 손꼽히는 가면 축제가 열린다. 베네치아 카니발은 사순절의 시작을 알리는 재의 수요일 전날까지 10일 동안 열리는데 12세기부터 시작된 이탈리아 최대 축제이며 브라질 리우 카니발, 프랑스 니스 카니발과 함께 세계 3대 사육제로 뽑힌다. 고풍스러운 의상을 입고 멋진 가면이나 언뜻 보면 섬뜩한 가면을 쓰고 아름다운 베네치아 거리를 누비며 축제를 즐긴다.카니발(carnevale)의 어원이 라틴어의 ‘육식 금지’라는 뜻의 ‘카르넴 레바레(Carnem Levare)’에서 비